전국적으로 동시에 발생한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안동과 영덕까지 확산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산청 산불 역시 마찬가지다. 해마다 이맘때면 산불이 일어났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진화대원 등의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경주에서도 지난 23일 오후 1시 25분경 양남면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은 헬기 등을 동원해 발생 3시간여만에 진화했다. 또 지난 25일 경주시와 인접한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행히 진압됐지만, 한때 확산 우려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강풍까지 불면서 작은 부주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산불은 조기 발견과 초기 진화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성 산불은 성묘객이 묘지 작업을 하다 실수로 불을 낸 것이라고 한다. 또 산청 산불은 예초기를 돌리다 불티가 튀었고, 울주군은 농막의 용접작업이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은 부주의가 사상 유례없는 피해를 초래한 것이다.
매년 봄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전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사소한 부주의가 산불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주의한 논밭 두렁 태우기, 담뱃불 등이 소중한 삼림과 문화유산은 물론 인명까지 앗아간다. 당국의 산불 재발·확산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과 상시 점검이 요구된다.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감시 인원과 초소를 늘리고, 드론·열화상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또 입산자와 산지 주민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홍보·관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실화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