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조사 결과 ‘우울감 경험율’이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말 공개한 ‘2024 지역사회 건강통계’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71가구, 19세 이상 89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우울감 경험률이 11.0%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경험한 사람이 10명 중 1명 이상으로 조사된 것이다.
최근 5년간은 2020년 5.2%, 2021년 9.4%, 2022년 10.8%로 매년 증가해오다 2023년엔 8.4%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11.0%로 다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전국 평균 6.7%, 경북도 7.1% 보다 각각 4.3%p, 3.9%p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 중 15.7%가 우울감 경험이 있다고 대답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14.0%, 60대 10.7%, 50대 10.3%, 30대 7.2%, 19세~29세 5.2% 순이었다.
이처럼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는 시민이 늘고, 전국 및 경북도 평균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신건강 상담 확대 등 경주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흡연율·음주율 지속적으로 증가
2024년 조사 결과 경주시민의 흡연율은 19.6%로 전년 대비 0.1%p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흡연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17.5%에서 2023년 19.5%, 지난해는 19.6%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흡연율이 증가함에 따라 금연시도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연을 시도한 사람의 비율은 31.6%로 전년 대비 5.9%p 감소했다. 지난 2020년 조사 당시 금연시도율은 51.7%였다.
지난해 1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월간 음주율’도 50.9%로, 전년 보다 2.4%p 증가했다. 월간 음주율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감소해오다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간 음주율이 증가하면서 ‘고위험음주율(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 주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의 분율)’도 11.8%로, 전년 대비 0.7%p 높게 나타났다.
걷기실천율 등 신체활동은 증가
우울감 경험률과 음주·흡연율 지표가 하락한 반면 걷기실천율은 크게 올랐다. 경주시가 맨발걷기 장소를 설치하는 등 지역 내 걷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시민들이 걷기실천율(1주일 간 1회 10분 이상, 1일 30분 이상 걷기를 주5일 이상 실천)은 46.5%로, 10명 중 약 4명 이상이 건강을 위해 걷는다고 답했다.
걷기실천율은 최근 5년간 꾸준하게 증가했다. 지난 2020년 33.2%에 비해 13.3%p 증가한 것.
고강도 신체활동을 1일 20분 이상 주 3일 이상 실천하는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은 15.8%,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2.7%였다.
또 현재 금연, 절주, 걷기를 모두 실천하는 사람의 분율인 ‘건강생활실천율’은 34.5%로 집계됐다. 본인의 건강이 ‘매우 좋음’ 또는 ‘좋음’으로 응답한 사람의 비율인 ‘주관적 건강인지율’은 39.5%로 전년 대비 5.8%p 증가했다. 이는 경북 평균(38.7%)보다 높았지만, 전국 평균(41.0%)에 비해서는 1.5%p 낮았다.
시민들의 안전의식은 개선
안전의식 조사에서는 시민의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지난해 91.7%로, 전년 대비 3.6%p 올랐다. 하지만 뒷자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23.9%에 그쳐 여전히 개선과제로 남았다.
또 자동차 또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연간 음주운전 경험률은 1.1%로, 전년 3.6% 대비 2.5%p 감소했다. 운수사고, 낙상 등 ‘연간 사고 및 중독 경험률’은 6.2%로, 전년 대비 1.1%p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경주시는 우울감 경험률, 현재 흡연자의 금연시도율, 연간 사고 및 중독경험률 등의 지표가 낮게 나타나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보건사업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시민 건강관리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