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내남면 용장리에 위치한 딸기 농장 ‘상평농원’. 이곳은 최근 경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청년 농부 박기원 대표가 일하고 있는 농장이다. 경주의 청년 농부 박기원 대표는 단순한 농업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품질 좋은 딸기를 지역 업체에 납품하며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경주 식모회 활동, 기부금 전달 등 지역사회 환원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는 것. 박기원 대표는 이러한 활동과 청년 농부로서의 자리매김은 40년 이상 농업에 종사해 온 1대 농장주인 아버지 박익환 씨의 많은 가르침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귀농 7년차를 맞고 있는 그는 귀농을 위해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호에서는 경주 청년 농부, 상평농원의 박기원 대표를 만나 그의 귀농 스토리와 상평농원의 운영 방식, 그리고 지역 상생을 위한 노력을 들어봤다.   아버지 권유로 시작한 귀농, 고부가 가치 모색해 상평농원의 박기원 대표는 2018년 귀농을 결심했다. 아버지 박익환 씨가 1987년부터 딸기 농사를 짓고 있어서 자라온 환경이 농업과 친숙할 뿐이지 특별히 관심있지는 않았다. 그러던 그가 대학에 진학해 농생물학과에서 공부하고, 곤충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도 근무하며 농업과 조금씩 연결고리를 갖게 됐다. 박기원 대표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곤충 연구소에서 근무를 하던 자신에게 농사짓는 것을 박익환 씨가 권했기 때문.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업 마이스터로 지정된 아버지 박익환 씨는 미래 농업을 위해서 아들인 박기원 대표가 상평농원을 운영하길 희망했던 것이다. “최근 10여년 사이 스마트팜이 많이 확대됐습니다. 기본적인 농사는 아버지께서 잘 지으시지만 스마트팜 구축 등 컴퓨터나 전산 등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약하시다 보니 저에게 같이 농사짓자고 권하신 거죠. 그래서 2018년에 아버지 권유대로 경주로 돌아와 상평농원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그는 귀농하며 고민한 것이 상평농원에서의 역할이었다고 전했다. 단순히 농사짓는 사람 1명이 생긴 것이 아니라 농업이 변하는 상황에서 무엇인가 남들과 다르고 빠르게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싶어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시작한 것이 ‘상평농원’의 브랜드화였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사용하는 로고를 제작했고, SNS 등을 통해 자체 마케팅을 시작했다. “일손 한명이 늘어서 인건비를 제가 버는 것은 발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수입 창출 방안을 모색했고 시작하게 된 것이 상평농원의 브랜드화와 마케팅이었습니다. 지금은 직접 제작한 로고가 제법 알려져 있죠” 남을 위해 짓는 농사 상평농원의 딸기는 경주 내 20여개 업체에 납품되고 있다. 그만큼 품질이 보증되기에 납품이 가능한 것인데 이는 아버지 박익환 씨가 매번 농사지을 때마다 강조한 가르침 덕분이라고 박기원 대표는 설명했다. 박익환 씨는 항상 ‘농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남을 위해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인데, 생산된 딸기가 손님들에게 만족감을 줘야 신뢰가 생겨 판매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박기원 대표는 이러한 아버지의 가르침은 비단 농업뿐만 아니라 여러 제조업에도 해당되는 하나의 경영 철학으로, 이를 계속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는 저에게 농업 멘토입니다.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하는 것은 물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알려주시기 때문이죠. 초보 농사꾼인 저에게 이러한 가르침과 방향성 제시는 상평농원이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귀농도 창업, 철저한 대비가 필요 귀농을 생각하는 청년, 그리고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박기원 대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책들을 마련했지만 자칫 잘못하면 실패해 좌절감만 남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현실적으로 다양한 재정 지원 정책도 귀농하려는 당사자의 자본, 신용도 등이 고려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막상 귀농을 하려고 지원을 신청해도 금융권에서 거절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또한 최고의 준비는 경험이라고도 전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할 것인가?’라는 선택이 끝나면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 최소한 1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느끼고 경험하라는 설명이다. 그렇게 해야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전했다. “귀농을 계획한다면 창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청년 농부를 꿈꾼다면 농업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것이 자본도 마련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본인이 원하는 작물, 아니면 최소한 농사와 관련된 직장에서 근무할 경우 대략적으로 농사에 대해 알게 되고 간접적인 경험을 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죠. 자본 마련과 금융권 신용도 관리는 필수라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정책 지원을 받더라도 지원을 해주는 곳은 금융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귀농을 하게 된다면 거의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귀농을 시작하게 됐다면 멘토가 시키는 대로 적어도 3년은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본인이 원하고 생각하는 바는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 위한 활동 이어가는 박기원 대표 2018년 귀농한 박기원 대표는 2021년부터 조금씩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어디에서 어떻게 활동할지에 대해 잘 몰랐던 그는 우연히 경주시청년센터를 알게 됐고 여기에 직접 생산한 딸기로 만든 딸기청을 전달하며 환원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상평농원 딸기를 납품하는 업체와 함께 기부금을 조성해 지역의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성금도 전달하고, 음식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경주 식모회’에도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지역에 환원하는 활동들도 ‘남을 위해 농사 짓는다’는 아버지 가르침의 연장선입니다. 생산물인 딸기도, 딸기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도 남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렇게 주변을 생각하고 고객을 생각하면서 농사를 짓다보면 저절로 주변에서 잘되게 도와줄 거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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