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 내 최일선에서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복지 수요가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지자체의 지원만으로 모든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같은 주민 참여 기반의 조직은 더욱 필요하다. 이에 경주지역 23개 읍·면·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들이 펼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견인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정환 공공위원장과 진훈재 민간위원장을 포함한 17명의 회원들이 ‘부조나누리 복지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조나누리’는 강동면 부조역을 중심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모임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다양한 복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불빨래방’, ‘십시일반 한술 더하기’, ‘일대일 맞춤형 케어’ 등 세 가지 특화사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불빨래방 사업은 지역자활센터와 협력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이불을 수거, 세탁 후 다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농촌 지역 특성상 고령 인구가 많고, 무거운 이불을 직접 세탁하기 어려운 가정이 많아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다.
부조나누리 복지단은 단순히 세탁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불을 수거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 사항을 파악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십시일반 한술 더하기 사업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한다. 특히 김장이 필요한 시기에는 지역 농가의 지원을 받아 김치를 담가 제공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식사 지원을 넘어 어르신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어르신들은 단순히 음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준비된 반찬을 통해 누군가가 자신을 돌봐주고 있다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일대일 맞춤형 케어 사업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돌보는 활동이다. 주 1회 안부 전화를 걸고 매월 말 직접 방문해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사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대상자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변화하는 필요 사항을 신속히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는 집수리 봉사도 진행했으나, 모금으로 운영되는 복지단의 특성상 비용 부담으로 인해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꼭 필요한 가정에는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조나누리 복지단의 특화사업 종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은 이유는 회원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단의 가장 큰 강점은 책임감과 높은 참여율이다.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에는 아침 일찍이나 늦은 저녁에도 참여해 맡은 일을 끝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정환 공공위원장은 “복지단 구성원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시간을 내기가 어렵지만,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평소 복지라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복지단 활동을 하면서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2025년부터는 더욱 열심히 활동해 강동면에서 복지가 꼭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훈재 민간위원장은 “5~6년 전 집수리 활동 당시 한 대상자가 떠오른다. 그분은 젊었을 때 마을 사람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지만, 지속적인 교류 끝에 마음의 문을 열었던 모습이 기억난다. 이후 몇 번의 만남을 가지며 잘 지내던 중 건강상의 문제로 고인이 되셨지만, 복지단 활동을 통해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런 보람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강동면 부조나누리 복지단은 작은 정성을 모아 큰 사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의 따뜻한 나눔 활동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온정을 불어넣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더욱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