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 중에 ‘멘붕 온다’는 표현이 있다. ‘멘붕’이라는 것은 ‘멘탈 붕괴’라는 속어를 유행처럼 줄여서 표현하는 속어이다. 멘탈이 붕괴된다는 것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무력감이나 자포자기를 느끼는 상황이다. 심리적인 무너짐을 겪는 상태인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다.
‘멘탈이 강하다’는 표현도 있다. 정신적인 충격이 와도 견뎌 나갈 수 있는 강인한 의지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흔히 알고 있다. 하지만, 멘탈이 강하다는 의미에는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신적인 무너짐을 경험한 후에 얼마나 심리적 외상없이 다시 회복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더 연관성이 높다.
멘탈이 강하다는 것은 무너지지 않는 난공불락의 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이 무너졌을 때 재빨리 그 성을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외적인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정신적인 강인함은 자신을 스스로 귀하게 여기는 자존감에 기반한다.
자존감의 또 다른 결과는 회복탄력성으로 나타난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어려운 상황이나 역경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심리적인 힘이다. 다시 일어서는 수준을 넘어서 오히려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역량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회복탄력성이 높으면 쉽게 좌절하지 않고 또 다시 씩씩하게 도전을 할 수 있다.
필자가 인식하기에 자존감은 선천적인 점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훈련되어지기도 한다. 어떤 심리적인 강점을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은 분명히 운이 좋은 경우이다. 하지만 삶의 순간에 마주치는 상황들을 모두 운으로 넘어서려고 한다면 스스로를 너무 나약하게 여긴 결과이기도 하다. 강점은 선천적일 수도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선천적으로 약한 심리적 요소들은 훈련을 통해 강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강한 멘탈은 자존감, 회복탄력성 그리고 메타인지 같은 요소들이 강해지면 얻어진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높으면 회복탄력성이 높다. 자신의 사고 과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인 메타인지는 자존감과 비례 관계에 있다. 둘 중에 어느 하나가 높으면 다른 요소도 높을 가능성이 있다.
메타인지가 높으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 이렇듯 멘탈을 강하게 유지하는 세 가지 비슷한 개념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집중적으로 훈련해도 다른 요소들이 동시에 상승하는 효과를 쉽게 기대할 수 있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중에 가장 쉬운 방법은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성공의 경험을 맛보게 하느냐는 반문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성공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성공하기 쉬운 환경의 가장 기본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잘 알아차리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울러, 타인과의 경쟁에서 벗어나서 자기 자신과 경쟁을 하기 위한 스스로의 목표를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인과의 경쟁에서는 실패하게 될 확률이 높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순위가 높은 이는 극소수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경쟁에 시달리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는 이유가 여기서 연유한다. 경쟁 상황에서 실패는 연속되기 쉽다. 연속되는 실패는 자존감을 바닥에 떨어지게 만든다.
또한, 불가피하게 실패에 직면하게 될 경우에는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그 원인을 철저히 파고 들어가 보는 훈련이 도움이 된다. 자신의 실패를 자책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책이 아닌 분석을 통해 자신을 파악하고 그것을 다시 자기 자존감을 지키는 데 활용하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자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메타인지를 높이게 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회복탄력성도 함께 높여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든다. 멘붕이 와도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들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