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는 푸에테처럼 여성무용수의 신기에 가까운 독무에서 받는 감동도 크지만, 남녀 무용수가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2인무도 이에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발레용어로 2인무를 파드되(pas de deux)라고 부르는데, 주인공인 남녀무용수가 추는 2인무는 수식어 하나를 더 붙여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라고 한다. 그랑 파드되 역시 고전발레의 대표적인 형식이다. 그랑 파드되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는 여성 무용수가 남성 무용수에게 의지하여 느리게 춤추는 아다지오(adage), 두 번째는 남성 무용수가 먼저 춤을 춘 다음 여성 무용수가 이어서 춤을 추는 바리에이션(variation), 세 번째는 남녀 무용수가 환상적인 명연기를 펼치며 최고조에 달하는 코다(coda)이다. 혹자는 그랑 파드되를 다섯 파트로 구분하기도 한다. 남녀 무용수가 입장하여 인사를 나누는 앙트레(entrée)를 추가하고, 바리에이션을 남자 바리에이션과 여자 바리에이션로 구분하면 5단계, 즉 앙트레(entrée)-아다지오(adage)-남자 바리에이션(variation)-여자 바리에이션(variation)-코다(coda)가 된다. 그랑 파드되는 19세기 후반에 창작된 고전발레의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지그프리트 왕자와 오데트 공주의 그랑 파드되나 ‘돈키호테’에서 이발사 바질과 선술집 딸 키트리가 추는 그랑 파드되가 유명하다.     발레공연을 관람하면서 그랑파드되의 3단계 또는 5단계 장면이 순서대로 눈에 들어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관객이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그랑파드되를 하나씩 찾아보는 것은 분면 관람의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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