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상에서도 활발하게 올라오는 인증사진을 통해 알 수 있듯, 경주는 현재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 초현실주의 천재 화가들의 작품에 빠져있다. 초현실주의 작품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물이나 상황을 새로운 맥락에 배치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창작된다. 이러한 접근으로 난해하다는 평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 세계는 경주시민들에게 더욱 많은 공감과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는 초현실주의 작품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도슨트들이 작가들을 대변해 작품에 대해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해에서는 특별전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달리와 마그리트 그리고 호안 미로’가 열리고 있다. 한수원아트페스티벌 일환으로 마련된 이 전시는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소장 작품들이 전시돼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작품을 원화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11시와 오후 2시, 4시에는 시민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알천미술관의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도슨트 양성교육’ 수료자 중 최종 선발된 27명으로 구성된 시민도슨트는 각자의 시선과 방식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감상 포인트와 정보를 관람객들과 나누고 있다. 전시를 관람한 신동옥(67, 포항시 북구) 씨는 “처음에는 무겁고 난해한 작품 때문에 전시 관람이 다소 불편했었는데, 시민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니 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또한 초현실주의 작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이해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책에서 접하던 내용이 아닌, 본인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설명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시민도슨트의 설명 덕분에 전시관람이 훨씬 의미있었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지난 15일 만난 임미화 시민도슨트는 “지난해 진행된 현대미술 강연이 도슨트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 앞서 도슨트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스피치 기술과 해설 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이 유익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시민도슨트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 도슨트 간의 집단 스터디 시간이 더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진다면 관람객들에게 더 포괄적이고 열린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주문화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도슨트는 아나운서, 교사, 디자이너, 간호사, 작가, 가정주부, 학생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에는 타지역 국공립미술관에서 도슨트 활동을 하는 이들도 있어, 시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각자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재)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시민도슨트는 평소 전시와 미술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시민도슨트의 해설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진행되며,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양한 관점이 담겨 있어 차별화된 매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초현실주의’라는 주제는 철학과 문학을 바탕으로 해 진입 장벽이 높지만, 시민도슨트는 일반 관람객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작품과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슨트 양성 교육을 통해 선발된 시민도슨트들이 각기 개성 있는 전시 해설을 준비했으니, 관람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5시민도슨트는 특별전의 주제에 맞는 미술 사조, 작가론, 제작 기법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스스로 스크립트를 작성해 발표하는 실습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상반기 활동을 마친 후에는 하반기에 개최 예정인 특별 전시를 위한 사전 교육을 받게 되며, 이들은 알천미술관 전시 인력풀에 합류해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5년 상·하반기 전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시민도슨트’ 및 알천미술관 특별전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달리와 마그리트 그리고 호안 미로’에 대한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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