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은 특히 치아 건강에 꼭 맞는 말이다. 유년기에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데 100세까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치아 관리가 중요하다.
잇몸병이 치매를 비롯한 각종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어 건강한 잇몸 유지가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흔히 100세 시대라고 말한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향상된 복지 수준, 의학 발전으로 인해 예전에 비해 기대수명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 60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하고 노인으로 불렸지만, 요즘엔 70~80세가 넘은 어르신도 젊음을 유지하며 에너지가 넘치는 분을 많이 뵙곤 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기대수명에 따른 그림자가 있는데 바로 그중 하나가 각종 암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본인뿐 아니라 가족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드는 치매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에 약 10%, 80세 이상 고령인구 중 40%가 치매 환자라는 통계가 있어 치매를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치매는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뇌졸중과 관련한 혈관성치매, 루이소체치매, 파킨슨병,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다.
잇몸병과 치매 발병률의 상관관계
최근 여러 연구에서 잇몸병(풍치)과 치매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치매 예방법으로 젊었을 때부터의 잇몸 관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잇몸병은 주로 구강 내 잇몸에 있는 ‘치석’과 ‘플라크’ 내에서 서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다. 스케일링이나 적절한 잇몸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만성 치주염(풍치)으로 발전해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심할 경우 치아가 흔들려 다수의 치아를 뽑아야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런데 잇몸병을 일으키는 이 박테리아들이 치매와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최근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의 뇌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뇌에 비해 7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되었으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90%에서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인 트레포네마 박테리아가 발견되었고, 심한 간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절제한 사람의 뇌 조직에서 검출된 세균 가운데 70%가량이 구강 내 세균인 알파프로테오 박테리아였다. 또 잇몸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인 진지발리스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이루는 독성물질(Lipopolisaccharide)과 항체 IgA가 치매환자의 뇌병변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베타 아밀로이드에서 다량으로 검출되었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쌍둥이 7만 명을 추적 연구한 바에 따르면 잇몸병으로 치아를 많이 상실한 사람의 치매 발병률이 5.5배나 높았다. 이는 동등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잇몸병에 오랜 기간 노출될 경우 치매 발병률이 많이 높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수녀 144명을 12년 동안 추적 관찰한 미국의 연구에서도 잇몸병으로 치아를 많이 상실한 수녀들이 나이 들어서도 건강한 잇몸을 유지해온 수녀들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훨씬 높았다고 보고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예방
이상의 여러 연구에서 잇몸병과 치매 발생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뇌 병리학자들과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치매 예방을 위한 잇몸 관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의 잇몸병 연구에서도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이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등 질환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수많은 보고가 있었다.
치아가 흔들리고 심할 경우 치아를 발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치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이 무서운 잇몸병 없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정기적인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잇몸병과 심장병, 당뇨병을 악화하고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세균덩어리인 치석과 플라크를 제거하는 술식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연 1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비교적 부담 없는 비용으로 스케일링을 할 수 있다. 물론 평소 생활에서 구강 내 위생 상태를 깨끗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치과에 방문해서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건강한 치아 유지뿐만 아니라 각종 무서운 질환 예방에 중요한 잇몸 건강을 잘 관리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활력 있는 노년을 맞이하길 바란다.
[check! check!] 스케일링을 받으면 이가 더 시리고 잇몸과 치아가 약해지지 않나요?
치아 표면을 덮고 있던 치석을 제거했기 때문에 시릴 수도 있고, 치아 사이에 낀 치석을 제거했으므로 벌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치석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치주질환이 악화되어 발치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스케일링은 정기적으로 꼭 받아야 합니다.
시린 이에 효과적인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면 이런 불편을 어느 정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또 스케일링을 자주 받는다고 해서 잇몸과 치아가 약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잇몸이 약한 사람은 체질적으로 치주질환이 잘 진행되므로 스케일링을 자주 받아야 합니다.
글 : 김영호 한국건강관리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부 치과 과장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