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 내 최일선에서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복지 수요가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지자체의 지원만으로 모든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같은 주민 참여 기반의 조직은 더욱 필요하다. 이에 경주지역 23개 읍·면·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들이 펼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견인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감포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일명 ‘해파랑 복지단’이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며 감포를 더욱 따뜻한 마을로 변화시키고 있다. 주민들 간 유대감이 깊은 감포에서 해파랑 복지단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정서적 복지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는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나눔과 봉사의 가치를 실천하는 분위기가 조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채우 공공위원장과 서삼란 민간위원장은 감포지역 복지의 방향을 “이제 복지는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들 위원장은 감포의 복지 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감포가 다른 지역보다 주민 간 유대감이 깊은 만큼, 복지가 단순한 지원에 머무르면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파랑 복지단’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복지의 주체가 되어 나눔을 실천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2024년이 바로 그 초석을 다지는 해였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실천해 나갈 때입니다”
두 위원장의 말처럼, 해파랑 복지단의 핵심 가치는 주민들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돕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해파랑 복지단이 운영하는 다양한 복지사업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해파랑 복지단은 기존의 5가지 특화사업을 변함없이 운영하고 있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에게 생일상을 마련해드리는 ‘Happy Birthday to 어르신’, 결식이 우려되는 취약계층 가구에 간편 조리식 밀키트를 지원하는 ‘뚝딱 한끼 사랑의 밀키트’, 어린이날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행복한 봄, 사랑배달 녹색산타’, 문화 소외 아동을 위한 생일 이벤트 ‘너는 소중하단다’, 그리고 지역 아동들에게 문화체험 및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요’가 대표적이다.
2024년에는 새로운 복지사업 ‘해파랑 곳간’이 신설됐다. 이곳에서는 주민들이 후원 물품을 기부하면, 필요한 이들이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다. ‘소중한 당신, 행복한 나’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는 해파랑 곳간은 주민 스스로가 복지의 주체가 되어 자발적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서삼란 민간위원장은 해파랑 복지단 활동 중에서도 ‘Happy Birthday to 어르신’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 어르신이 생애 처음으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보며 눈물을 흘렸던 순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생일을 축하받아 본 적이 없었다며 감격했고, 이를 본 서 위원장은 “복지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감포지역 복지 시스템이 지난해 재정비되면서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하며 “감포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해파랑 복지단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고, 새로운 공공위원장님도 오셨습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앞만 보고 묵묵히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뿐입니다”고 다짐을 전했다.
해파랑 복지단의 활동이 이어지면서 감포지역 주민들의 인식과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다. 한 지역 식당 운영자는 매월 한 차례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이를 시작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나눔과 봉사 참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삼란 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복지사업을 한다고 해도,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우리도 함께하겠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해파랑 복지단의 진정성이 지역 사회에 전달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해파랑 복지단은 지난해 경주시로부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지역특화부문 활동상’을 수상했다. 이는 지역 맞춤형 복지를 실천하며, 정서적 복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해파랑 복지단은 2025년에도 ‘물질보다는 정서의 복지’를 실천하며, 감포지역에 더 많은 선한 변화를 일으킬 계획이다. 단순한 복지 제공을 넘어, 주민들이 직접 복지의 주체가 되어 지속 가능한 나눔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채우 공공위원장은 “복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고,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작은 관심과 따뜻한 마음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서로를 도울 수 있습니다. 해파랑 복지단은 그런 다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감포에서 시작된 이 따뜻한 변화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확산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