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마리의 나비가 공중에서 춤을 추듯 펼쳐진다. 마치 수국이 만개한 듯, 화려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감각의 바이브가 공간을 가득 메우는 것을 느낀다. 성실과 반복의 노동으로 쌓아온 작가의 나비 작품에 마치 물리적 진동이 감지되는 것 같다. 라우갤러리에서는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문형철 작가의 초대개인전 ‘나비의 환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며, 수십마리의 나비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신비로운 광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문형철 작가는 자연물과 인간의 관계를 고민하며, 생명의 구체적 형상을 평범한 주제 속에서 섬세하고 독창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나비의 날개와 꽃의 조화 속에서 촉각과 시각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색채 감각이 함께 어우러지는 다성악을 이룬다.   이는 생명의 재현을 통해 사회적 색채를 구현하는 독특한 접근이다. 작가는 회화적인 요소를 통해 애벌레에서 나비, 나비에서 꿈으로, 그리고 개인에서 공동체로의 관계를 형상화한다.       그의 색채는 사회적 맥락을 담고 있으며, 인공적이고 산업적인 도시 생활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성찰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저에는 생명의 감각에 대한 작가의 깊은 연민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작품 ‘꿈’에서 작가는 착시 효과를 통해 나비와 꽃의 경계를 모호하게 했다.   형상과 색채의 관계를 극적으로 전환한 수만가지 색상을 통해 형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공간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독창적인 색채 운영을 선보였다. 외형적으로는 자연을 묘사하지만, 내재된 긴장은 사회적, 산업적, 자본적 본질을 드러낸다. 마치 AI가 제작한 듯한 정교함을 지니고 있지만, 기술 사회의 에토스를 반영하며 그 모든 것은 작가의 손길에서 비롯된 것이다.     남인숙 평론가는 “문형철 작가의 작품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착시효과를 활용한 쇠라의 작업만큼이나 미세한 여러색으로 가득하다. 수십마리의 나비가 있는 장면이나 만개해 충만한 꽃 정물이 눈앞에 보이지만 사실 화면의 주인공은 색채다. 화면의 깊이와 질감, 동세를 결정하는 것은 색채이기 때문”이라면서 “한땀한땀 색으로 채워놓은 그의 작품은 AI가 제작한 것처럼 깔끔하고 선명한데, 작품의 모든 것은 노동집약적인 그의 손길, 붓끝에서 나온다. 견고하게 형상을 구축한 붓끝이 숨길처럼 자연스러운 공간의 대기를 조장하며, 색의 농도를 통해 깊이를 구축해가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송휘 관장은 “나비와 꽃의 감각적 조화 속에서 생명의 본질과 그 관계의 깊이를 경험하길 기대한다”면서 “이번 전시에서는 문형철 작가의 생명에 대한 탐구와 색채의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형철 작가는 영남대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제1회 매일미술대전 대상, 제1회 공산미술제 특선, 제17회 대구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하며 청년작가로 주목받아 그 입지를 굳혔다. 현재 그는 중견작가로서 한국미술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한국신구상회, TAC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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