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에게는 세 아이가 있습니다. 부모가 같지만 세 아이는 모두 다릅니다. 생김새도 성격도. 한 배에서 함께 난 쌍둥이(첫째, 둘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줌마의 남편도 쌍둥이입니다. 게다가 일란성 쌍둥이. 정말 똑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다르기도 합니다. 둘이 너무 잘 어울리고 비슷하지만, 정말 다른 부분은 다릅니다. 신기할 따름입니다. 세 아이가 어울려서 잘 놀기도 하지만, 자주 싸우기도 합니다. 어릴 때는 장난감이나 노는 것 때문에 싸웠지만, 크더니 의견이 달라서, 게임을 하다가 규칙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 등 이유도 다양해졌습니다.
아줌마는 웬만하면 그대로 둡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고, 싸우면서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방관하지는 않습니다. 폭력을 쓰거나, 둘이 한 명을 쏘아붙이는 상황이 되면, 아줌마는 개입합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폭력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입니다. 두 명이 한 명을 쏘아붙이는 것 역시 폭력이라고 생각하기에 개입합니다. 아이들에게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의견 교환, 소통의 기술을 익히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세상은 100% 공정하지 않습니다.
아줌마의 가정도 100% 공정하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억울하고 속상한 일이 없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이 소란스럽습니다.
한반도가 둘로 나뉜 것이 70년이 넘었는데, 남쪽에서는 또 둘로 나눠지는 형국입니다. 지난 주말, 일이 있어서 온 가족이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저녁 일정에 앞서서, 일찍 서둘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심장, 조선 500년의 상징, 경복궁에 갔습니다.
경복궁 앞은 소란스러웠습니다. 서울에 사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그래도 오늘은 집회 허가를 받은 한 팀만 집회하기에 좀 조용한 편이라더군요. 예전에는 양쪽으로 나뉘어서 서로 소리를 지르며 집회를 하는 통에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었다더군요. 저녁에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집회 때문에 교통통제로 인해서 빙 둘러서 가면서, 이 동네 사는 분들 고생이 많겠다 싶었습니다. 마침 교통 통제하는 경찰관에게 한 차주가 차에서 내려서 바로 코앞이 집인데 어디로 돌아가라는 소리냐고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루종일 뉴스에서는 대한민국이 둘로 나뉜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러분들 눈에는 뭐가 보이십니까?
아줌마 눈에는 쌍둥이가 서로 싸우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며 계속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딱 대여섯 살 아이 같지 않습니까?
나는 잘못한 거 없다고 변명을 들이대는 모습은 또 어떤가요?
네가 잘못했으니 다 잘못한 거라고.
요즘 초등학생도 이것보다는 낫습니다.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했을 때, 어른들은 사과하고, 용서하고 앞으로는 사이좋게 지내라고 가르칩니다.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말입니까?
양 진영으로 나뉘어 자신만 옳다고 소리를 지르더니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도 모르고 자신만 옳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자극합니다. 말꼬리를 잡고 늘어집니다. 그리고 서로가 극으로 치닫습니다. 사과할 줄도 모르고 용서할 줄도 모르고 자신만 옳다고,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합니다.
못난 놈들끼리, 그래도 내가 덜 못났다고 자랑하는 격입니다.
지금 뭐가 문제인지를 모릅니다.
여러분의 아이가 이렇게 편을 나눠서 하루가 멀다고 싸움박질을 한다면 어쩌겠습니까?
조선 시대라면 회초리를 들었을 겁니다.
생각 의자에라도 앉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