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유수와 같다 하였던가요. 어느덧 2025년 새해의 희망찬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2024년은 경주 관광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1974년, 대한민국은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서는 가난한 나라였지만, 미래를 향한 뜨거운 열망으로 경주 관광 개발의 첫 삽을 떴습니다. 당시 미국국제개발처(AID)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보잉 보고서’는 경주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토대로 경주보문관광단지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외화 획득을 위해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중점을 두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경주는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 도시로 우뚝 섰습니다. 매년 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경주의 역사와 문화에 매료되어 이곳을 찾고 있으며, 보문단지 일대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리조트 도시로 탈바꿈했습니다. 특히 화백컨벤션센터 건립과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은 경주를 MICE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했으며, 국내외 굵직한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도시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4년, 경주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경주 관광 50년 역사의 정점을 찍는 동시에 새로운 50년을 향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림픽, 월드컵 등과 같은 메가 이벤트가 개최국의 관광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듯, APEC 정상회의 개최는 경주 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경주에 집중되는 이 기회를 통해 경주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먼저, 시내와 분리된 보문단지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KTX 경주역에서 보문단지까지의 대중교통망을 확충하고, 시내버스 노선 증설 및 운행 시간 조정 등을 통해 관광객들의 편의를 증진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히 유적지를 둘러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관광객들이 경주에 머물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개발이 필요합니다.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 전통 공예 및 음식 체험, 생태 관광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야경 조성 및 야간 프로그램 운영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더불어, 경주시 외곽 지역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관광객들이 경주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주변 지역의 관광 자원을 활용한 연계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지역 특산물 판매 촉진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ICT 기술을 활용하여 관광객들에게 편리하고 개인 맞춤형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관광 환경 구축이 필요합니다. AR/VR 기술을 활용한 역사 유적 체험, 다국어 지원 관광 앱 개발, 온라인 예약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관광객 만족도를 높여야 합니다.
2025년은 경주 관광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원년입니다. APEC 정상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기를 기대합니다. 경주의 새로운 도약은 대한민국 관광 산업 전체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경주는 앞으로도 천년고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관광 도시로 웅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