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는 공공기관 신뢰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다. 경주시가 2024년도 권익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기록했다. 2022년, 2023년 2년 연속 1등급을 받은 것에 비하면 한 단계 낮아졌다. 하지만 평가를 분석해보면 전국 75개 시 단위 기초단체 중 1등급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시 단위의 평균보다 5.4점 높은 점수를 기록해 실질적으로 3년 연속 상위 등급에 올랐다.
청렴노력도에서는 반부패 추진계획 수립, 부패취약분야 집중 개선, 반부패 청렴교육 실효성 제고, 부패 유발요인 정비, 공공재정 부정수급 자체점검 노력 등 5개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받는 등 경북도내에서도 최고 등급이다.
경주는 과거 청렴도 최하위권이던 시절이 있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5등급에 머물렀다. 이에 시는 민선 7기를 기점으로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을 도입하며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시장관사 폐지, 청렴윤리팀 신설, 클린 경주 추진기획단 운영, 시장 직소 민원의 날 등 다양한 개선 정책들이 청렴문화의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15년 만에 경북 최초로 다산목민대상을 수상하고, 2년 연속 1등급을 달성했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는 공직사회가 청렴을 생활화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했다. 이번 2등급이라는 결과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청렴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성과가 아닌 무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직자들의 인식 변화, 시민 소통, 그리고 조직 내 투명한 절차 구축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또 청렴도는 단순히 등급으로만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신뢰와 직결된다. 공공기관이 청렴을 통해 보여주는 노력은 주민과의 신뢰를 쌓고 지역의 성장을 도모하는 토대가 된다. 경주시는 권익위에서 ‘평가등급 및 유형별 우수향상 기관’으로 분류돼있다. 이번 평가에서 비록 2등급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에 연연하지 말고 공성(功成) 보다 수성(守城)이 더 어렵다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시민과의 소통과 제도개선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청렴 도시 경주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해야 한다.
청렴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시민과 행정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약속이다. 경주시는 이미 이 약속의 가치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선 것처럼 보이지만,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도 청렴도 1등급의 깃발이 다시 경주시의 상징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