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코로나가 발생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대한민국에도 큰 상흔을 남겼다. 천만다행으로 코로나의 치사율이 급격히 낮아졌고 위험단계가 내려가면서 격리조차 없이 마스크만 제대로 착용하고 외출도 가능하다. 그렇게 역사가 되어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2024년 여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코로나는 다시 시작되었다. 병원에 가면 세상에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싶다. 동네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검사하면 99.9% 코로나 확진이란다.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사람, 일부러 검사를 안 하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며 확산세가 무섭단다. 결국 아줌마네 집에도 코로나가 들어왔다. 큰 딸아이가 코로나로 확진되더니 삼 일이 넘도록 열이 계속 나서 폐렴 검사를 했더니 폐렴이란다. 기침과 가래, 네다섯 시간마다 열이 나고, 아이는 몹시나 힘든 기간을 보냈다. 아줌마도 나머지 두 아이에게도 코로나가 찾아왔다. 폐렴도 뒤이어 찾아왔다. 옛날 드라마에서 폐병 걸린 사람이 피를 토하듯이 기침을 하는데, 딱 그 모습이다.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이 폐렴이니 폐렴도 폐병 중의 하나이리라(다만 옛날 드라마에서 폐병은 폐렴이 아니라 폐결핵이다). 몇 주간을 병원을 드나들면서 느낀 것은 이번 코로나는 합병증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만 확진된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가 코로나에 백일해, 코로나에 폐렴, 코로나에 장염이 이어서 온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독감 환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걸려서 다 나았다고 방심하면 독감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들의 말은 마스크 없이 지내는 것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고 한다. 큰 딸이 코로나에 폐렴이 걸려서 완치되었다고 마스크 없이 등교할 수 없다. 독감의 위험이 있으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학교를 보냈다. 병원에 누워서 링거를 맞고 있으면, 기침으로 돌림노래를 부르는 수액실의 상황이 웃프다. 나이가 많고 적음의 차이도 없다. 어린 손주와 함께 오신 할머니가 손주와 함께 링거를 맞고 계시거나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맞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 집에서 일단 누군가 시작되면 결국엔 온 가족이 힘든 병원나들이를 계속 하게 되는 것이다. 동네 병원에서 12시 30분까지 하는 오전 진료는 11시가 되기 전에 마감되기 일쑤고, 병원문을 여는 순간부터 문을 닫는 순간까지 병원은 북새통이다. “대기실에 50명이 없는데, 53명째라는 건 뭔 소리야?” “저 사람은 나보다 늦게 왔는데, 왜 저 사람이 먼저 진료받아요?” “오후 진료는 왜 접수 안 돼요?” 일일이 응대하는 간호사님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아줌마는 일부러 소리 내어 말한다. “선생님, 저희 순서 지났나요?” 병원 오픈 전에 와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삼사십 분 있다가 병원에 다시 오는 길이다. 역시나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접수가 제대로된 것이 맞냐는 질문을 하는 어르신께 아줌마의 오지랖으로 차근차근 설명드렸다. 대기시간이 너무 기니, 댁이 멀지 않으시면 댁에 계셨다가 한 시간 30분 정도 있다가 오시라고, 저도 그랬다고. 지금 여기 코로나 확진자랑 폐렴환자들이 너무 많다고. 아줌마의 오지랖이 발동 중인 와중에도 또 다른 불만들이 간호사들을 향한다.많은 사람들이 아프다. 이번 코로나는 몸살이 함께 와서 지난 코로나보다 확실히 더 힘들다. 다행히 아줌마가 사는 동네에는 동네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어서, 약도 해열제도 제대로 처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그런데 아줌마는 조금 무섭다. 이것이 곧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독감이 유행하고, 코로나는 여전히 변이를 계속하고, 원숭이두창 소식과, 만년설이 녹으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이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아줌마의 걱정이 오지랖으로만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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