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선양하는 데 평생을 바친 조철제<인물사진> 전 경주문화원장이 지난 40여년간 조선시대 경주부에 관한 고서와 문헌을 발굴해 번역한 ‘경주부의 역사’를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지역 연구와 문헌 발굴의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 경주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철제 전 문화원장은 재임기간 동안 ‘경주, 한시로 읽다’, ‘경주의 조선시대 산책’, ‘경주의 옛길’ 등 네 권의 책을 출간하며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선양하는 일에 힘써왔다. 그는 신라 문화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경주의 고려와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선양하는 일에 힘써온 학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신간 ‘경주부의 역사’는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부문인 ‘경주 동헌’에서는 경주 동헌의 배치와 경주부윤의 임무, 경주 동헌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부문인 ‘동경관’에서는 동경관의 입지와 기능, 창건과 전래, 객사의 운영과 실태, 근대 동경관의 변천 등을 다루고 있다. 세 번째 부문인 ‘집경전’에서는 집경전 설립과 체제 수용, 임진왜란과 어용, 구기비와 구기도, 근래 집경전의 변모 등을 다루고 있으며, 네 번째 부문 ‘경주의 악부’에서는 고려 시대 동경악부, 경주 악부의 노래, 문헌에 나타난 명기, 경주 교방의 실체 등을, 마지막 부문 ‘경주읍성’에서는 문종실록의 경주부 읍성, 임란과 읍성, 징례문 상량문 2편, 4대 성문, 근대 읍성의 변모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일부는 복원되고 있으나 다른 일부는 무관심 속 퇴락 일로에 처해 있는 경주부의 옛 관부와 읍성에 관한 조명을 이뤄냈다. 또 교사로 사용되던 집경전 터는 간신히 보존되고 있으나 주변에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해 발굴이 진행 중이며, 일제 강점기에 소실된 정조 어필의 비각은 아직 재건되지 못한 아타까운 현실을 전한다. 특히 저자는 경주 악부의 전래 노래, 여인들의 한이 서린 삶 등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담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경주의 역사와 문화가 더욱 풍부하게 재조명되도록 했다. 저자는 문헌 발굴은 지방 연구의 기본적인 과제라며 다양한 문헌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검색과 접근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그는 “옛 읍성의 동헌 건물이 지금은 사찰로 사용되고 있고, 객사였던 동경관 중건은 요원하다. 또 악부의 전래 노래와 여인들의 한을 그냥 덮어둘 수 없었다”면서 “경주 관부를 복원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자료와 문헌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작은 사명감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백 년 동안의 시공간적 단층을 통한 전모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이 후학들에게 자료의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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