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자력계의 화두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이다. 소형모듈원자로는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모두 담은 일체형 원자로라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기후변화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호응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세계 선진국에서 기술개발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80여종의 소형원자로가 개발 중에 있으며 수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지난 4월 24일 루마니아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본사를 방문하여 ‘SMR’ 제작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체코, 폴란드, 이집트 등 여러 나라에 원전 수출을 꿈꾸고 많은 인력과 관계자들이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주도할 세계 최고 수준의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상용화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아직까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인허가 규정, 안전성에 관한 규제 체계가 만들어지지 못했다. 천년역사도시 경주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미래원자력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하겠다는 슬로건으로 혁신원자력연구단지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조성 중이다. 감포 나정리, 대본리 일원에서 지난 2021년 7월 착공해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연구지원시설인(보안통제시설, 전력, 통신, 기계실) 행정동 등 일부 시설은 완공된 것 같다. 앞으로도 연구기반시설(첨단연구동, 방사선감시, 방재시설, 원자력비상훈련시설 등), 지역연계시설(방사성폐기물정밀분석시설, 지역협력, 시민안전소통센터 등), 기술협력센터(원자력기술기업입주, 창업 및 지역원자력기업협력), 핵심연구시설(SMR실증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요구축시설 내용만 보면 엄청난 규모인 것 같다. 경주시 자료에 보면 사업비가 7064억원(국비 3224억, 도비 410억, 시비 110억, 민간 2420억, 문무대왕면에 건립할 예정(무산됨)이었던 에너지박물관 건립 예산(2000억원)중 900억)이다. 여기서 민간투자비용을 빼면 4644억원 정도가 되는 큰 예산이다. 이렇게 황금 알이라도 낳는 것처럼 정부나 원자력산업계가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데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장점도 많지만 단점과 위험 요인도 엄청 많고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 섣부른 여론형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정말로 차세대 원전인가. SMR(소형모듈원자로)은 기존 대형원전의 약 100분의 1(전기출력 300MWe) 이하의 수준으로 축소한 것이 특징이다. SMR의 장점은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 건설비용과 건설기간의 대폭 절감, 이동의 장점을 갖고 있다. SMR의 단점으로는 원전에 대한 주민수용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고, 핵폐기물의 보관, 이동, 처리가 여전히 난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경제성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유연성 확보가 우려된다. SMR(소형모듈원자로)도 전기출력의 용량이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핵연료가 장전되면 핵발전소이고, 그러면 핵폐기물이 나오고, 안전과 규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가중될 것이다. 해상용 상업원전의 선두주자인 러시아를 비롯해서 원전강국인 미국, 프랑스, 중국, 영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SMR의 정책지원과 경쟁력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도 안전성과 상업화를 이루지 못하면 용두사미에 그치고 만다.  최근 프랑스의 에너지 환경자문 단체(E&E 컨설턴트)의 앙투완 봉듀엘(프랑스 기후행동네트워크 공동창립자)이 작성한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11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 ‘SMR 핵산업계의 새로운 신기루’에 따르면 “SMR은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소문은 현실이나 잠재력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 SMR은 핵산업의 부흥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며 그것들은 60년 전에 그럴만한 이유로 버려졌던 개념을 부활시키고 있다”고 말하면서 몇 가지 이유로 SMR의 비판적(회의론)인 분석을 했다. 앙투완 봉듀엘의 발표에 따르면 “SMR은 개발초기 단계에 있다. 초기 개발비용과 구축비용이 상당히 높다. 안전과 보안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핵 확산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다. 노심 냉각수 공급 정지로 인한 심각한 사고는 여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더 많은 핵연료 소모와 핵폐기물 발생을 낳는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SMR을 사용하는 것은 값싼 재생에너지와의 경쟁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없다. 탈탄소를 위한 옵션이 아니다”라고 독립적인 기술자 입장에서 견해를 표명했다. 물론 원자력계 전문가들의 견해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은 되지만 아직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 상업화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