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원 제9대 초철제 문화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로 마침표를 찍게 됨에 따라, 지난달 26일 그의 지난 임기 동안 이뤄낸 성과와 앞으로 계획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국대 한문학과와 교육대학원 출신인 조 원장은 1985년부터 2012년까지 경주고에서 교단을 지키며, 경주시사 편찬위원회와 경상북도 문화재위원회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국역과 출판을 통해 경주의 유구한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헌신해 온 그는 현재 유림회관에서 ‘고전의 이해’라는 강좌를 진행 중이며, 오는 6월에는 ‘경주부의 역사’라는 신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 원장이 경주문화원을 이끌며 남긴 발자취와 앞으로 그가 꿈꾸는 경주의 문화적 풍경에 대한 기대는 그의 후임자와 경주시민 모두에게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경주문화원장 임기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경주문화원장으로서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문화원의 이전 과정입니다. 1964년에 창립된 이래, 경주문화원은 오랫동안 고유의 건물이 없어 여러 곳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그러다 1986년, 동부동에 위치한 구 경주박물관이자 조선시대 관아였던 곳으로 이전했습니다. 이 건물과 대지는 캠코와 경주시가 나눠 소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장으로 취임한 지 약 2년 만인 2022년 9월, 경주문화원을 현재의 사정동 위치로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낙영 경주시장님의 도움이 컸으며,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전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기서 모든 것을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의 위치로 성공적으로 이전함으로써, 경주문화원의 장기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기 동안 가장 어려웠던 상황은 무엇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나? 문화원장의 임기 4년 동안,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문화 활동이 크게 제한된 2년간은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 방역 수칙이 엄격해 아무런 활동도 진행할 수 없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경주문화원은 지역의 우수한 학자들과 협력해 책 간행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 ‘경주문화’, ‘경주문화논총’ 뿐만 아니라 ‘경주기행문’, ‘경주의 옛길’ 등 경주에 관한 다양한 저작을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경주문화원이 단순한 문화행사 주최를 넘어서 경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경주의 정체성과 경주인으로서의 긍정적인 자긍심을 심어주는 중요한 연구 및 교육의 일부로서 의미가 큽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제약 사항을 극복하고 문화원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문화원에서 임기동안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무엇인가?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연구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제 전공은 한문이며, 특히 조선시대 경주의 역사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경주는 천년의 고도로서, 신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이후의 역사와 문화 또한 매우 소중하며, 이를 연구하고 전승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제 임기 동안 경주의 서원, 읍성, 관부 등 조선 시대의 역사적 장소들을 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소개하고 이해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느낍니다. 조선 시대 경주학의 연구와 전파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깊은 전문성과 열정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가치가 어떻게 더 풍요로워지고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었습니다. 경주문화원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 경주문화원은 경주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중심지로서,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자 역사문화 교육의 장입니다. 여기서는 누구나 특별한 자격 없이도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설 단체나 문화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과 능력을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입니다. 문화원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원은 각 지역마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사명이 있습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가진 고도이자 역사문화 도시로서, 전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문화의 보고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문화 자산을 콘텐츠로 개발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문화인들은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데 있어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경주문화원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경주의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문화원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그에 따른 전략에 대한 견해 과거에 경주문화원은 신라문화제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 문화행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문화행사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문화단체들이 등장하면서 문화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전략으로는 세가지를 말씀드리면 첫째, 문화원은 경주시가 주관하는 문화행사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다면적인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둘째, 문화원이 자립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문화 사업을 확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예를 들어 경주 홍보역사관이나 황리단길 역사문화관 운영, 황리단길 추억 만들기, 버스킹, 코스프레, 신라오기 등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영역을 넓혀 나가야 합니다.  셋째, 경주문화원 내에 경주학센터를 설립하여 신라, 고려, 조선, 근대의 역사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책을 간행해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홍보와 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어린이와 외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세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경주문화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활발한 활동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과는 경주문화원과 지역사회에 큰 가치를 더할 것입니다. 후임 문화원장 및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후임 문화원장님과 지역민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중요성’입니다.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충돌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충돌 속에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가 탄생합니다. 서로 다른 견해를 경청하고 조화롭게 통합하는 과정은 문화원의 핵심 임무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문화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갈등을 넘어 상호 존중과 화합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계획과 바라는 점 지금까지 저는 20여권의 책을 저술 또는 국역해 출간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매년 책 한 권씩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이것은 경주의 문화인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며, 아마도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한 장소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일시적인 것도 있지만, 장구한 사업도 있습니다. 후임 박임관 원장님께서 경주의 문화인으로서의 뜻을 모아 문화원의 위상을 더욱 확립하고 발전시켜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한편 제9대, 제10대 경주문화원장 이·취임식은 5월 말 경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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