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 1500만 시대에 누구도 올바른 책임을 지지 않는 유기견, 유기묘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급기야는 기르던 반려견과 반려묘를 유기해 사회의 어두운 일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규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0년 초반부터 급격하게 성장한 경제 발전으로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졌고, 행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반려동물이 집으로 들어와 가족의 일원이 되었지만, 보신탕(2027년부터 식용 금지)이라는 부정적인 식문화가 아직 상존하고 있고, 존중해야 할 생명체라기보다 살아있는 장난감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강아지 분양 목적인 공장식 번식장이 성행하고 있고, 반려동물을 경매장에서 사서 파는 펫숍이 유행하고 있고, 충동적으로 개와 고양이를 장난감과 같이 구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모든 사람이 반려동물을 예쁘게만 보지는 않는다. 키우는 당사자에게는 예쁜 가족과 같은 존재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무섭고 불쾌한 동물일 수 있는 것이다. 반려인들 입장에서는 식당이나 펜션 등에 반려동물을 동반하지 못하는 것이 불편할 것이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병원이나 학교, 도서관, 관공서 등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식당, 상점 등에 개를 동반할 수 있는 것이 많아 매우 부러울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산책 중 반려견의 분변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을 너무 길게 잡는 등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과 불안감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동물 보호나 권리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제는‘자신 없으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양육되고 있는 반려견은 몰티즈(25.9%), 푸들(21.4%), 믹스견(20.3%), 포메라니안(10.3%), 진돗개(5.6%) 순으로 소형견이 대부분이므로, 양육되고 있는 견종과 반려인들의 소양에 맞는 반려동물 문화정착 정책이 요구된다.
외국에서 베껴온 정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서와 실정에 맞는 반려견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예상하지 못한 반려동물의 번식은 규제되어야 하고, 근친교배는 철저히 배제하고 브리딩 할 개들은 전문 검사기관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 결과 유전병의 확률이 낮은 개들만 선택적으로 교배하여야 반려견의 개체수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펫숍을 통한 입양은 최대한 지양하여야 하고, 반려동물 등록제를 확대하고 사회적 공론화 등의 국가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개 물림 사고 같은 사회적 갈등을 빚는 일은 범죄로 취급하여 단호하게 처벌하고, 사회화 교육을 시켜 비반려인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사람과 개가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의 입양에서부터 양육, 장례에 이르기까지 가족같이 책임감으로 관리하여야 반려동물 양육 문화가 성숙할 것이다.
동물과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은 반려인과 비반려인 그리고 동물이 함께 공존하는 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환영받고 모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성장하는 반려동물은 건강하고 행복하다. 배려와 책임이라는 시민의식, 현실성 있는 제도와 이를 수행할 행정력의 삼박자가 절실하고, 20년간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이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착의 지름길이다.
수백 년의 고민으로 쌓아온 해외의 반려동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베끼는 정책은 우리 것이 되지는 않는다. 천연기념물 경주개 동경이의 고향 경주는 다른 도시와는 정책으로 차별화 되어야 한다. 정책 실행자와 반려인의 자질이 먼저 선진화되고 국제화되어야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가 공존할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