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복지시설이 장기화된 고물가·고금리로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시설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지역 내 2곳, 100여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아동양육시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시설 관계자들은 코로나 시기 때보다 지금이 더욱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복지시설은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후원을 더해 운영된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후원문화가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지원금은 변동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식재료 등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전기료와 가스요금까지 오르며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시설 운영 여부를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아동시설은 외부 후원이 줄어들자 간식을 줄이고, 난방 가동시간까지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아동시설 관계자는 “코로나를 넘기면 회복될 줄 알았지만 어려운 상황은 여전하다. 가장 부담이 큰 건 식비로, 물가가 한없이 올라 아이들 식사 비용을 맞추는 것도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고물가로 인해 다른 복지시설 또한 형편은 마찬가지다. 노인 대상 복지시설도 코로나 이후 후원금이 줄며 어르신들의 식사와 난방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료급식소 역시 치솟은 식재료 물가에 양질의 식단을 계속해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에서 운영되는 무료급식소는 3곳으로, 코로나가 끝나면서 대체식품에서 현장급식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데다 무료급식 대상이 아닌 어르신들까지 이용하고 있어 난감해하고 있다.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을 되돌려보낼 수도 없어 선별 급식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으로 대안 마련이 필요해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고물가·고금리 경제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걱정부터 앞선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는 온정과 후원이 더욱 절실하다. 운영이 힘겨운 복지시설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위축된 기부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 경제가 어렵더라도 십시일반 온정을 모아 아동 및 어르신 대상 복지시설 운영에 숨통이 트이도록 해야 한다.
경주시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복지시설들은 온라인 기부 펀딩 프로그램 등 새로운 후원 방법을 적극 모색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