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로 인한 문제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적인 문제로 개인 또한 어떻게 하면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국가 단위의 정책을 수립하고 국민은 생활 속에서 환경을 위한 방법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본보에서는 경주지역에서도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움직임을 확산시키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친환경 삶을 지향하는 공익사업을 실시했으며, 지역에서 직접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개인과 단체를 지면을 통해 소개했다.
경주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도시 지역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 실천 방법) 등 친환경 삶의 방식 공유가 한정적인 곳이다. 대도시의 경우 제로웨이스트 용품점의 활성화, 친환경 삶을 공유하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단체 구성, 다회용기 사용 인센티브 제공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경주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물론 경주도 읍·면·동 단위의 단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환경정화 활동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신라문화제나 벚꽃 축제 등 경주시 차원의 행사에 다회용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등 친환경 움직임을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정책이라고 하기에 아쉬움이 많은 부분이다.
최근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황리단길이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이지만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산더미 같은 쓰레기가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의 대다수는 일회용 컵과 포장 등 먹거리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에게 다회용기를 사용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먹거리 판매를 금지 할 수도 없는 상황.
경주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일부 카페와 제과점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분해가 되는 포장을 선택하고 있다. 문제는 생분해 비닐과 같은 친환경 소재는 그 가격이 일반 소재보다 3배 이상 비싸다는 점으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다가 비싼 가격으로 인해 다시금 일반 소재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쓰레기를 줄이고 친환경 소재 사용을 권하며,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 현 상황에 실제적으로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없다.
예전과 다르게 지역에서도 친환경적인 삶의 실천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에서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할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 마켓을 열어 친환경 먹거리와 포장 없는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또 소규모 네트워크를 구축해 플로깅을 실시하는가 하면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황리단길을 비롯한 도심지에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 등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이 환경을 생각해 스스로 시간과 수익을 줄이며 활동하는 지금, 경주시에서도 이러한 친환경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당장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이 아니더라도 친환경 소재 사용을 권하고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유도하는 동시에 친환경 활동에 많은 단체와 개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작지만 다양한 지원과 계도가 필요하다.
환경을 위한 이상적인 방법은 소비를 하지 않고 최소한의 움직임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조금은 불편하지만 스스로 한 번 더 움직여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이 친환경적인 삶이다.
최근 환경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은 과거와는 결이 많이 달라졌다. 극단적인 활동과 주장으로 환경 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던 예전과는 달리 개인 삶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하나라도 줄이고 소비를 조금이라도 덜 하자는 다소 부드러운 느낌으로 일반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1명이 100%의 온전한 실천이 아닌 100명의 1% 실천이 더 효과적이고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환경을 위한 행동은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국가는 정책으로, 개인은 실천으로 기후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경주에서도 심각한 기후 위기를 인지하고 경주시와 시민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