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극한호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0명, 실종자는 6명이다. 특히 경북지역의 인명 피해는 사망 22명, 실종 5명, 부상 1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1시간에 50㎜ 이상 폭우가 쏟아지는 극한호우임을 감안하더라도 장마철 인명 피해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이번에 경북 북부지역에 집중된 인명피해의 대부분은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기인됐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지난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이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대비하고자 산림보호법에 따라 기초조사, 현장조사 등을 여러 평가지표에 따라 정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등 급격한 환경변화로 예전의 기후와 강수통계 등을 기초로 계획된 재해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확인됐다. 경북에서 발생한 산사태 지역 중 취약지구로 지정된 곳은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한 곳 뿐이었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극한호우가 잦아지다 보니 미처 예상하지 못한 지역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7일 대통령 주재 ‘집중호우 대처 점검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산사태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토사재해로 규정했다. 그리고 새로운 재난대응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백 년 동안 살던 마을에 수해피해가 발생한 만큼 기상이변에 따른 재해 관리방식을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재검토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근래 들어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기록적인 호우로 재난이 대형화되는 만큼 이제는 피해 복구중심이 아니라 예방에 중점을 두고 최소한 같은 유형의 피해가 반복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경주도 예외없다 경주에서도 지난 18일 하루 동안 감포읍에서 115mm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경주 전역 평균 78.9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문무대왕면과 외동읍 등 지역 곳곳에서 교량이 유실되거나 건물 축대 일부가 붕괴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19일 새벽부터 비가 그치면서 대형피해는 없었지만,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한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주시는 444곳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점검과 관리를 하고 있다. 또 급경사지 등 38개소에 대해서는 인명피해 우려지역으로 지정해 여름철 장마철이 오기 전부터 점검하고 있다. 이번 폭우에 일부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시는 많은 비로 토사유출 우려가 커지자 사전점검을 통해 확인된 문무대왕면과 황남동 위험지역 8개 가구 9명을 선제적으로 대피시키로, 통제구간에 대해서는 출입금지 조치도 취한 결과였다. 특히 경주시는 지난 15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며 사전예찰 및 점검을 강화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주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하천과 도로 등 공공시설 754개소가 유실되거나 침수돼 1113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고, 이를 복구하는데 총 2891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완전복구까지는 아직까지도 멀었다. 기상청이 22일 주말부터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한다고 예보함에 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폭우는 짧은 시간 강하게 내리는 극한호우에는 안전지대가 따로 없음을 보여줬다. 경주시가 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위험요소가 있는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점검하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산사태나 극한호우로 피해가 우려되는 장소는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경주시는 이 같은 위험 우려지역을 먼저 파악해 점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한다. 당장은 경주시가 집중호우 예상 시점부터 산사태 우려지역 주민에게 강하게 대피를 요구해 인명피해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맞는 새로운 재난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피해를 예방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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