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부모님은 1930~1940년대에 태어나 전쟁과 후유증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다. 그래서 모두가 가난했다. 그 시대도 부자는 있었겠지만, 대다수가 가난했기에 모두의 행복 지수는 비슷했다.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았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의 첫 선례가 되었다. 우리는 정말 잘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부유한 삶의 질을 영위하고 있다. 집 안에 있는 수도와 화장실, 모두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 건강보험에 풍부한 먹거리는 마트에서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다. 어떤 학자는, 우리가 현재 일이백 년 전 귀족들의 삶보다 더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부모 세대들보다 더 행복한가? 매년 3월이면 세계행복보고서가 발간된다. 올해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가장 행복한 나라는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핀란드다. 대한민국은 157개국 중 57위, OECD국가 중 거꾸로 네 번째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는 각 나라별 1000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갤럽의 월드 폴을 바탕으로 구매력 기준 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선택의 자유, 아량, 부정부패 등 6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지난 3년간 데이터로 집게 된다. 결과에 따르면 GDP수준과 WHR순위가 딱 들어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부자가 모두 행복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돈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행복 수치를 증가시키지만 어느 수준이 넘으면 더 이상 비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여기서 아줌마가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한 나라의 이야기를 살짝 첨부해보려 한다. <2008년, 부탄 왕국은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의사결정이 그것을 통해 벌어들일 수익보다 창출할 수 있는 행복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GDP처럼 경제성과를 측정하는 데 이용되는 모든 척도에서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고갈과 오염 발생을 공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전쟁을 겪고 엄청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 이제 환경과 보전을 고민하면서 다른 방향의 발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더 이상 무분별한 발전으로 나라와 국민을 병들게 해서는 안된다.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매년 벌어지는 기후변화는 우리의 고민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2008년 선포된 부탄의 민주 헌법에는 행복의 9가지 영역과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의 4대 축이 기본 틀로 제시되어 있다. 2011년 7월, 유엔은 GNH에 대한 부탄의 연구를 상당 부분 채택하여 2012년 이후 매년 세계행복보고서(WHR)를 발표해왔다.> GNH는 미래학자 폴 제인 필저가 주장하는 개념인데,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 같다. 먹을 것이 모자란 시대는 지났다. 그런데 우리들의 표정은 어떤가, 우리들은 행복한가 자문한다면, 많은 이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답을 내놓는다. 먹고 살만한데,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물론 아줌마도 안다. 재테크를 시작한 마음이 불안함에서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지금도 약간의 불안함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 순간도 잊지 않은 나의 삶의 기준은 명확했다. 아줌마는 행복하고 싶다. 서른을 넘은 노처녀(당시에는 여자가 서른을 넘으면 노처녀)의 삶을 지내던 순간에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아이가 태어나 또 삶의 변환을 느낀 순간에도 언제나 내 삶의 기준은 <행복>이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적당한 경제적 여유는 금수저가 아니니, 내가 직접 만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재테크에 관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 공부와 병행한 재테크는, 타고난 겁쟁이에 돌다리를 여러 번 두드리는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마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둘 쌓여가고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의 콩깍지는 각자 관리하는 것으로 했더니 결혼 14년 차, 여전히 남편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로 보인다(주변에서는 이런 나에게 미쳤다라는 표현을 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올바른 성인이 되길 바라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운 자식 떡 하나 준다는 말의 의미를 절실히 느끼며, 아이에 대한 사랑과 교육을 혼동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아줌마는 행복하다.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행복하기 위해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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