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만엽집을 해독하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만엽집에 담은 예언은 84번가로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권제2의 마지막 부분에는 저주까지도 담아놓았다. 작자를 정체불명으로 처리해 놓았다.<228번가>妹 之 名 者 千代 尒將流姬嶋 之 子 松 之 末 尒 蘿生 萬代 尒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의 악명은 천대에 전해지리 / 그녀 아들의 끝은 쑥이 나 만대에 이르리”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妹)이란 지통천황을 말한다. 우매한 여인이란 뜻일 것이다. 지통천황을 얼마나 저주했을까. 작자는 그녀의 악명이 천대에 전해지도록 해달라 빌고 있다.
본문 속 나생만대(蘿生萬代)라는 구절은 ‘쑥이 나 만대에 이르다’는 뜻이다. 지통천황의 아들은 초벽황자이다. 초벽황자 후손들의 패망을 기원하고 있다. 이러한 구절들은 강렬한 증오심이 없으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얼핏 보면 ‘모자의 치세가 이끼가 날 때까지 만대를 가라’로 해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의심받지 않도록 겉보기로만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향가에는 이면에 또 이면이 있기에 조심스럽고 치열한 접근이 필요하다. 백 번, 천 번 읽어야 그 진의가 나온다. 그러기에 향가의 해독에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229번가>難波 方 塩干 勿 有曾祢 沉之妹 之 光儀 乎 見 卷 苦 流 思 母
“나니와(오사카)의 소금내는 일꾼들은 힘이 빠지지 않는다네 /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妹)이 기세 있게 거동하고 다니니 괴롭고 슬플 뿐”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妹)이란 지통천황을 말한다. 지통천황이 백성들을 괴롭혔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녀가 아들 초벽황자를 만나기 위해 여기저기 순행하면서 백성들을 괴롭혔다는 뜻일 것이다.
<228번가>에서는 지통천황의 악명이 천대에 이를 것이다, 지통천황의 아들의 끝은 쑥이나 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그녀를 저주하였다. 그러더니 <229번가>에서는 그녀가 백성들을 괴롭혔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통천황의 후손들을 저주하는 작품들이 만엽집 권 제2 결론 부분에 수록되어 있다.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만엽집의 성격 규정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다. 그러면서 만엽집을 국서라고 한다. 심지어는 만엽집을 마음의 고향이자 민족의 정체성이라고 한다.
일본 천황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일본에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