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23인의 작가들이 경주에 모였다. 갤러리 미지에서는 오는 16일부터 11월 5일까지 기획초대전 그룹 ‘상’의 ‘천년의 품에 안기다’ 전이 열리는 것. 그룹상은 2009년 창립전을 시작으로 14년간 부산, 울산, 대구, 경주 등 영남권에서 왕성하게 작품 활동하는 평면, 입체 작가들로 구성된 단체다. 창립 당시 문화의 침체기였던 부산에서 구상 작가들 몇몇이 미술 시장에 활발한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젊은 작가들의 다짐으로 시작됐다. 이후 평면, 입체를 더해 현대미술까지 확장했으며, 부산뿐 아니라 영남지역 역량 있는 작가들을 영입해 현재에 이르렀다고. 대부분 국내 화랑 소속 작가로 활동하는 이들은 미술시장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이다. 像이 없는 그림은 그림이 될 수 없고, 像을 없애는 그림도 또 하나의 像이 된다. 그룹상의 허필석<인물사진> 회장은 “그룹상은 형상을 의미합니다. 미술 기본적인 시작의 뜻을 가지고 있죠. 저희 회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상을 찾고 그것을 확장해 작품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고 단체를 설명했다. 휴식 같은 여행의 감각을 선물하는 허필석 작가의 작품 ‘Over there’는 유년 시절 떨어져 지내던 엄마에 대한 상상과 동경, 애틋함을 쌓아 만든 그리움의 풍경이다. 스산한 풍경에서 그리움이 드러난다. 김도연 작가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이나 기대라는 감정이 탈색된 작품 ‘Flow’를 통해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소외의 상황을 상상한다. 대상의 순수한 요소만을 추출해 면과 색채로 이미지화하는 권혁 작가의 항아리 작품이 예사롭지 않다. 도공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항아리를 빚은듯 수없이 많은 붓질로 실물처럼 그려낸 항아리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 존재하는 풍경과 달,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비행기 형상을 통해 시간의 유한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지훈 작가, 이미 경주에서는 한국적인 색채로 도시풍경을 그려내는 작가로 유명한 부산 출신 김서한 작가의 작품 등 4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허필석 회장은 “경주시민들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그룹상 회원들의 작품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경주를 시작으로 울산, 대구, 서울 등 앞으로 다양한 지역에서의 전시를 통해 전 국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경주에도 훌륭한 작가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경주 전시를 통해 경주작가분들과도 미술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대적 담론보다는 개개인 작가들의 편안한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됐으면 한다는 허필석 회장은 많은 관심과 관람, 따뜻한 격려로 경주에서 그룹상을 맞이해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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