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복권당첨을 꿈꾸지만 쉽게 당첨되지 않는다. 그 흔한 5등도 쉽지 않아 돼지가 용을 쌍으로 물고 드러눕는 꿈을 꾸어도 번번이 돈만 날리기 일쑤다.
지난주 목요일, 경주 우리광고사 대표 박성범 씨가 그 어려운 로또 복권에 무려 3등으로 담청된 사실을 올렸다.
말이 쉬워 3등이지 여섯 개 번호 중 무려 5개 번호가 맞아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확률이다. 당첨 상금도 거금 120여만원. 이 정도면 추석 연휴 동안 가족들이 제대로 맛난 것 실컷 사 먹고도 남을 만했다.
그러나 박성범 씨는 추석연휴 끝난 페이스북 글에서 로또 3등 상금 모두를 마침 수마에 허덕이는 이재민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다. 3등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멋진 결정에 박성범 씨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온통 칭찬 일색이다. 9월 19일 현재 ‘좋아요’가 157개 찍혔고 댓글이 104개나 달렸다. 대부분 댓글이 박성범 씨의 선한 결정에 감사하는 한편 이렇게 큰마음을 냈으니 앞으로 더 큰 행운을 얻게 될 것이라 기원하는 댓글이었다.
박성범 씨는 지난 9월 13일 경주시청을 찾아 100원 성금을 지원한 사진을 올리며 이 약속을 지켜 다시 한번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정황상 받은 당첨금에서 불로소득 세금 공제한 후 자신의 돈을 더 보탰을 것이다. 이날 올린 글과 사진에는 무려 262명의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이 124개나 달렸다.
박성범 씨는 마침 지난 회 ‘SNS는 즐거워’에도 잠깐 등장했다. 동네를 순찰하다 떨어질 위기의 전광판을 신고하고 비상대기 중인 동사무소 직원들에게 간식을 챙겨주었다는 미담의 주인공이었다. 박성범 씨의 로또 나눔이 일시적인 기분으로 낸 마음이 아님을 보여 준다.
박성범 씨의 큰마음과 함께 경주의 많은 SNS들도 수재 당한 이재민들을 위해 십시일반 성의를 표하는 분위기다. 어떤 이는 비용을 내어 도왔다고 올렸고 또 어떤 이는 수재 복구 현장에 나가 일손을 거들고 나서야 애처로운 마음이 일부나마 풀렸다고 전했다. 박성범 씨를 비롯,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마음으로 품는 모습이 수재로 낙담하는 경주 주민들에게 적잖은 힘이 된다. 이래서 SNS세상은 분명히 즐거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