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누리정원 앞 상우정에서 특별한 버스킹 무대가 펼쳐진다. 산책나온 가족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잠시 멈춰 영제시조 깊은 여운에 빠져든다.
백강 허화열 선생이 지난 19일 시민과 함께하는 영제시조 전곡발표회를 계획하고 첫 버스킹무대를 가졌다.
이날 공연은 ▷살아생전 마음 비워 ▷달 밝고 서리친 밤에 ▷진국명산 ▷자네집 술 익거든 ▷알가의 참 모습을 ▷특별초대 임종복 단가 인생백년, 화초타령 ▷청올치 미투리 ▷한글은 녹수되고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죽장망혜단표자로 ▷백구는 편편 순으로 허화열 선생이 미리 제작한 시조창 반주 MR에 맞춰 진행됐다.
허 선생은 앞서 지난해 7월 스승 박선애(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6호 영제시조 예능보유자) 선생에 대한 감사함을 전달하기 위해 영제시조 전곡 헌정발표회를 가진 바있다.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6호 영제시조를 이수한 허화열 선생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시조부문 장원과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2016년에는 영제시조를 배우고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쉽게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악보를 정리한 ‘시조제요(時調提要)’ 보정판을 출간했으며, 향가, 근·현대 시를 현대의 감성에 맞게 정가로 편곡하는 등 정가의 저변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허 선생은 “시민과 함께하는 영제시조 전곡발표회를 연이어 세 번에 걸쳐 30일간 갖을 예정”이라면서 “황성공원 상우정, 역락재, 금장대 등 경주의 명소에서 진행되는 이번 버스킹 공연을 통해 씩씩하고 웅장해 ‘영판좋다’는 평판을 받는 영제시조의 진수를 시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면서 영제시조의 대중화를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이날 특별초대공연으로 임종복 선생이 무대에 올랐으며, 임 선생 역시 26일부터 상우정, 금장대에서 가야금병창 10회 버스킹을 통해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임 선생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전수교육조교로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보존회 회장이다. 그동안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음반 ‘심청’을 제작‧발매, ‘장월중선류가야금병창 가사집’ 발간 등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의 레퍼토리를 넓히고, 계승과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 선생은 “故장월중선 선생님께서는 국악의 불모지였던 60년대에 경주로 오셔 타계하실 때까지 묵묵히 경주 국악발전의 초석을 마련하신 분”이라면서 “이번 공연은 선생님의 한평생 예술혼이 녹아내린 가야금 병창 전승곡 전곡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날 마실가듯 가볍게 오시어 우리 지역 문화유산을 더욱 가까운 곳에서 감상하시고 가을날의 정취를 한껏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화열 선생의 영제시조 전곡발표회는 △9월 19일~23일, 25일~29일 △10월 1일~7일, 9일~11일 △10월 13~14일, 16일~19일, 21일~24일 오후 3시에 역락재, 상우정, 금장대에서 진행되며 임종복 선생의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은 △9월 26일, 29일 △10월 4일, 6일, 9일, 13일, 18일, 21일, 24일 상우정, 금장대에서 오후 4시 30분터 진행된다. 강풍과 우천시에는 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