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의한 경주지역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제15호 태풍 ‘난마돌’이 지난 19일 예상보다 큰 피해 없이 지나간 반면, 앞서 6일 경주를 강타한 힌남노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마감한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에 입력된 공공시설 피해 금액은 1147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태풍이 빠져난 뒤 본격적인 집계를 시작한 지난 8일 298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또 복구비용으로는 모두 287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됐다. 사유시설 피해금액은 20일 현재 41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NDMS 집계 마감인 23일까지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태풍 힌남노로 공공시설 피해는 모두 79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하천·소하천 265건, 624억원으로 피해액이 가장 컸고, △도로·교량 68건, 127억원 △수리시설 64건, 109억원 △기타시설 25건, 108억원 △소규모시설 297건 98억원 △산사태 47건, 34억원 △문화재시설 14건, 16억원 △상·하수도 9건 4억원 △해양시설 7건 3억원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지난 20일 현재 주택 11동이 전파되고, 9동이 반파, 798동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상가와 공장이 각각 276건, 69건 침수됐다. 농작물 피해는 1150ha가 침수되거나 유실 또는 매몰됐으며, 가축폐사 94두, 양봉피해 874군, 어선 1척, 양식장 2개소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민과 일시 대피자는 150세대 388명으로, 현재까지도 내남면, 황남동 등 9개 읍면동 39세대 67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피해 복구를 위해 지난 20일 현재 누적 공무원 5295명, 군인 3256명, 자원봉사자 3902명 등 1만2453명의 인력과 굴삭기, 덤프, 양수기, 산불진화차, 살수차 등 장비를 현장에 투입했다. 또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으로 특별교부세 16억원, 행정안전부 구호기금 1억원, 경북도 구호기금 3억원 등을 확보했으며, 특별교부세 37억원을 추가 요청한 상태다. 특히 경주시는 수재민들의 주거안정을 지원을 위해 예비비 14억원을 시비로 전액 편성하고 침수주택에 대해 가구당 200만원을 선지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과 구호물품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집중해 피해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 현장지원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한 가운데 주낙영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알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6일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대한 피해 및 복구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주 시장은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시민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재민 지원과 구호에 가용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저한 피해조사 및 신속한 시설물 복구와 함께 항구적인 풍수해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태풍으로 매우 안타깝게도 불국동에서 인명 피해 1명이 발생했다”며 “희생자와 유가족께 비통한 심정으로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자원봉사자와 군 장병, 공무원 등 피해복구를 위해 큰 힘을 보태주신 분들께도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딛고 더 안전한 경주시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국보 등 문화재 피해도 속출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국보를 비롯한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태풍으로 훼손된 경주지역 문화재는 △국보 1건 △보물 3건 △국가민속문화재 1건 △사적 13건 등 총 18건이다. 현재 경주시와 문화재청은 관람객과 주민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하는 한편, 응급복구 및 추가 훼손방지를 위해 긴급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물 침수 및 유실, 진입로붕괴, 석축훼손, 사면붕괴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완전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보인 석굴암은 경내 진입로가 크게 훼손됐고, 계단 및 배수로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보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은 계곡범람으로 불상 주변이 토사로 뒤덮이는 피해를 입었고, 보물인 기림사 대적광전은 석축 일부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세계문화유산인 양동마을의 경우 양졸정의 우측 담장이 파손되고 가옥과 주변 일부가 침수됐다. 특히 동궁과 월지와 불국사 등 사적 역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월성(月城)은 남쪽 성벽 경사면 일부가 15m 가량 붕괴됐고, 추가붕괴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불국사는 극락전의 기와들이 떨어져 나가고 주변 나무들이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고, 춘양교지는 목재 계단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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