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온다.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는 필자는 추석 연휴 동안 경주에 가지 못하고 9월 말 정도에 갈 예정이다. 고향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일과 결부되곤 한다.
우리 회사 비즈니스가 블록체인과 관련 있다보니 업무상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 Non-Fungible Token), 메인넷(Main net), 메타버스(Metaverse)와 같은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요즘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TIP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핵심요소를 TIP이라 하는데 Technology, Information, People의 영단어를 따서 만든 것이다. TIP이라는 단어를 통해 CPS(Cyber Physical System),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연계되고, 이 3단어를 경주로 연결시켜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
CPS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이 상호연동될 때 전체적인 운영체계의 이질성과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의 규모, 각종 복잡한 운영 시스템의 차이 등으로 인한 결함을 처리하고 서로 다른 시스템들을 자연스럽게 소통시키는 자율제어 시스템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 공간, 환경, 공정, 절차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해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표현하여 똑같이 복제하고 실시간으로 서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온라인상에 가상의 세계와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구현되는 가상의 세계를 뜻한다.
이들 단어들은 온라인 혹은 사이버 경주의 발전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경주가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 메타버스라는 단어로 경주의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면 ①경주시, ‘메타버스 H!GH HERITAGE 어깨동무 캠프’ 개최, ②아리모아-발카리, 경주시 메타버스화 공동 프로젝트 협약 ③경주시, 청소년 진로교육 ‘메타버스’에서 구현하는 미래비전 체험, ④경주시, 메타버스 전문인력 20명 양성한다 등이 나온다. NFT, 메인넷, CPS, 디지털 트윈이란 단어로는 검색되는 것이 없다.
최근 경북 의성군의 메타버스 운영사례는 향후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할 매력적인 사업으로 보인다. ‘오너마켓 메타버스 경북 의성’은 ‘메타버스랜드’ 주체로 실제 의성 땅을 9만5290개 조각으로 NFT화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가상토지는 메타버스에서 사용가능하며, 구매시 실제 의성 토지(개발시) 권리 인정 및 메타버스 상의 가상 토지를 지급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경주의 산천과, 문화재, 각종 시설물이 온라인과 합체되어 그 속에서 놀 수 있음은 물론 부가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다면 고향을 후원하는 시스템적으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인문학적 유산과 과학이 결합하여 재미는 물론 경제적 효용까지 창출할 수 있는 곳이 경주라고 본다. 디지털 트윈 세계에서 경주의 토지를 분양받아 경주와 인연을 맺어가고, 비록 온라인 세상일망정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수시로 방문한다면 고향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메타버스 속에서 천마도의 말이 날아 다니고 경주의 산천과 문화재가 펼쳐지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싸이월드가 1사 1촌/1사 1산을 기치로 조성한 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싸이타운’처럼 메타버스 속에서 경주의 문화재와 1인 1문화재의 인연을 맺는다면 문화재를 더 사랑하고 알릴 수 있지도 않을까?
고향 가는 일이 줄어들다 보니 남산이나 각종 유적지는 물론 경주국립박물관 가기도 어려운데 메타버스에서 이들을 조명한다면 경주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세계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경주의 하늘, 땅, 사람, 문화를 NFT해 구매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각자와 인연 맺은 문화재 관리에 기부하도록 하면 사이버 세상의 힘으로 현실을 보완하는 기능도 할 것이다.
경주가 디지털 트윈의 선도지역이 되고 메타버스와 NFT마켓에서 경주 관련 다양한 비지니스가 이루어지는 꿈 같은 미래를 2022년 추석을 앞두고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