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기록적인 폭우·강풍으로 지역에 수많은 재산 피해와 함께 인명 피해까지 남겼다. 막대한 피해를 본 일부 지역은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려 힘겨운 추석 명절이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가 지난 6일 오전 7시 경을 전후해 울산 앞바다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1시간 가까이 빨리 내륙을 빠져나갔지만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과 많은 비로 인해 지역에는 큰 피해를 입었다.
힌남노가 쏟아낸 물은 강동면에 최고 389mm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산내면 330mm, 내남면 322mm, 외동읍 327mm, 건천읍 252mm, 현곡면 232mm 등 평균 강수량이 251mm에 달했다. 폭우로 인해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발생했으며 산에서 내려온 토사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6일 불국동의 주택에 토사와 빗물 유입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많은 비로 저수지 붕괴 위험으로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강동면 왕신저수지가 붕괴위험으로 하류 주민 80명이 대피했고 내남면 이조리 하천 범람으로 이조1리와 2리 주민 580여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건천읍 송선저수지 범람 위기로 하류 주민 900세대 1800명이 대피했다.
시설피해도 컸다. 많은 비로 강동면 유금리 지하도와 현곡 지하차도, 구국지도 68호선, 용명공단길(건천리) 등 지방도와 지하차도 등 도로 29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한 도로사면 유실 25건, 하천호안붕괴 35건, 도로붕괴 14건, 임시가교인 신당천 물천교가 붕괴하는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350여 세대의 주택이 침수됐으며 800ha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돼 추정 피해액이 130여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액으로 집계되지 않은 산업 현장도 피해도 잇따르면서 향후 피해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중·소규모 제조업과 농업 시설이 모여 있는 천북면 안현로 일대는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공장과 농경지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침수피해를 공장은 원자재와 생산 설비 등이 모두 침수돼 공장 가동 중단 피해와 원자재까지 못쓰게 됐다.
또한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발생 등 재산피해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침수 피해로 한 해 농사를 통째로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태풍 힌남노 피해는 문화재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동천동 굴불사터에 있는 석조사면불상 일부가 흘러내린 토사에 뒤덮였으며 양동마을 담장 일부도 붕괴 또는 침수됐다. 그리고 서악동 고분군이 흘러내리고 월성 남쪽 구간이 유실되는 등 지역 유적 33곳이 태풍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태풍 예방에 힘을 기울였던 주민들과 경주시는 태풍이 지나가면서 피해 복구에 힘쓰고 있다. 시는 “일부 지역 산사태로 토사가 집안으로 밀려오는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이른 시일 내에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면서 “군 병력과 장비 지원요청 할 예정으로 지역 주민들도 피해 복구에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경주와 포항 일대에 발생하면서 피해복구 위한 정부 대응도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 7일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본 경주와 포항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두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재난지역 선포는 막대한 피해 규모와 주민 불편 심각성, 중앙재난안전대책본의 사전 피해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 고려해 태풍 피해 하루 만에 이뤄졌다.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지자체는 사유·공공시설 피해에 대한 복구비의 일부(50~80%)를 국비로 지원받게 된다. 또한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국세 납부가 예외 되며 지방세 감면 등 18가지 혜택과 건강보험, 전기·통신·도시가스 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이 추가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