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 출신의 당주(鐺洲) 박종(朴琮,1735~1793)은 1767년 9월 25일부터 12월 24일까지 91일간 함경도에서 경주를 오가며 3도 27군 1100리의 먼 여행의 기록으로 동경유록(東京遊錄)을 남겼다. 박종은 35일간 경주에 머물며 오릉과 숭덕전을 참배하고, 시림․첨성대․반월성․봉황대․고탑․포석정․옥정․고종 등 주변 유적을 둘러보았다. 때로는 경주 읍성 금학헌에서 옥적(玉笛)소리를 들었고, 신라십무(新羅十舞)도 감상하였다. 11월 27일에는 괘릉을 불러보고 토함산 소재의 불국사를 유람하고 자하문 그리고 청운교, 백운교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였다. 말에서 내렸다. 자하문 앞에는 큰 돌계단이 있는데 규모가 매우 기이하고 장대하였으며, 계단에 다다르니 2층으로 가로의 길이는 15척이었다. 하층은 18층계로 세 개의 큰 사석(斜石:길이는 22척, 넓이는 2척)이 계단의 중앙과 좌우에 나뉘어 위치 해있었다. 좌우 돌의 위와 아래에 모두 돌기둥이 꼿꼿이 서 있고, 기둥에는 둥근 구멍이 있었으며, 사석 위에 또한 작은 기둥이 있었다. 구멍에는 반드시 사강(斜扛)을 설치하여 돌난간을 만들었고, 난간에는 계단이 없었다. 계단 18개는 가로의 길이가 모두 4척 1촌이었다. 좌우 사장석(斜長石)의 아래에는 각기 하나의 돌로써 그것을 막았는데, 땅에 닿는 곳은 마치 갈고리 같았고, 후면의 서 있는 곳은 마치 넓적다리 같았고, 사석을 담당하는 곳은 마치 활시위 같았다. 계단이 끝나는 곳은 돌을 펴놓아 마치 다리(남북으로 넓이가 6척이고, 동서 길이는 계단의 가로 길이와 같다) 같았고, 그 아래는 비었는데 홍예를 만들어 사람들이 왕래하게 하였으니, ‘백운교’라 불렀다. 여기에 이르러 계단의 좌우로 각각 몇 칸은 모두 석벽으로, 높이는 백운교의 상면과 나란하였다. 문득 평지를 이루어 여기에다가 상층의 계단을 설치하였다. 그 모양은 한결같이 하층 계단의 양식과 같았고, 세 줄의 사석의 길이는 하층과 비교해보아 조금 줄었다(길이는 15척 4촌이다). 층계는 15개인데 계단이 끝나는 곳은 돌을 펴놓아 마치 다리(남북으로 넓이가 5척) 같았고, 그 아래에는 홍예를 만들었다. 모두 하층과 같았지만 ‘청운교’라 불렀다. 좌우 사석에는 기둥이 있고 난간도 있었으며, 흔적 또한 같았다. ☞『鐺洲集』卷15,「東京遊錄」「佛國寺」,“下馬. 紫霞門前有大石階, 制甚奇壯大, 抵階爲二層, 橫長十五尺. 而下層十八級, 以三大斜石(長二十二尺 廣二尺), 分置於階之中與左右. 左右石之上下, 皆直竪石柱, 柱有圓孔, 斜石之上, 亦有小柱. 孔必設斜扛, 以爲石欄者, 而欄則無之階, 級十八, 橫長皆四尺一寸, 左右斜長石之下, 各以一石障之, 着地處如句, 後面立處如股, 當斜石處如弦. 級盡處鋪石如橋(南北濶可六尺 東西長如階之橫長), 其下則空之, 而作虹霓以通人往來, 稱白雲橋. 至此而階之左右, 各數間, 皆石築, 高與白雲橋之上面齊, 便成平地, 設上層階於此, 其制一如下層階之樣, 而三行斜石之長, 視下層, 稍減(長十五尺四寸), 階級十五, 而級盡處鋪石如橋(南北濶可五尺), 其下作虹霓, 皆如下層, 而稱靑雲橋. 左右斜石, 有柱有欄, 痕亦如之.”「동경유록」의 설명을 보면, 대웅전에서 자하문을 통해 내려오면서 청운교, 백운교 순서가 된다. 게다가 계단의 숫자와 아치형태 그리고 측면의 형태 등 그림을 보듯 정확하게 표현하였기에 당시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불국사 대웅전으로 오르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석단 위에 청운교·백운교 그리고 칠보교·연화교 2쌍의 다리를 놓았다. 문화재청 설명에 의하면 위로는 16단의 청운교가 있고, 아래로는 18단의 백운교 즉 전체 34계단으로 되어있다고 설명하지만, 박종이 말하는 청운교의 계단 수와는 한 계단 다르게 설명하고 있어 문화재 비교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실제 불국사 경내 해설판의 경우 2011년까지 청운교와 백운교의 명칭이 바뀌어 있었으며, 현재는 바로잡아 자하문 - 청운교 - 백운교 순으로 되어있다. 이렇듯 한문고전이라는 당시의 기록을 통해 문화재의 다양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경주를 소재로 기록된 유람기행문은 당시 경주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냈으며, 추후 [경주의 조선스토리2]를 통해 새로운 경주 관련 기행문을 찾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한다. 수많은 시인묵객이 다녀간 천년고도의 경주, 짙어가는 어느 가을날 역사가 깊고 조용한 불국사를 찾아 청운교와 백운교의 모습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