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부터 오래된 대중목욕탕을 새롭게 꾸민 카페이자 각종 체험, 전시 행사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경주 감포에도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오래된 목욕탕을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켜 콘셉트로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1925감포’라는 이름으로요. 지역청년기업 ‘마카모디’와 (주)함께가는길이 상생의 공감터를 마련한 것인데요. 지난달 26일, 감포 지역민에겐 구 목욕탕으로 불린 ‘신천탕’에 지역재생공간으로서 새로운 간판 하나가 붙은 것입니다.
이 이름은 1925년 개항한 감포항이 오는 2025년 개항 100주년을 맞이하는데 착안했습니다. 개항 100주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새겨볼만한 이름으로 보입니다. 감포에 새 물결을 일으키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1925감포’ 신천탕 공간재생은 공모사업인 테마체험관광자원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단체인 ‘함께가는길’에서 사업을 주관했습니다. 이에 지역에 활기를 더할 지역청년기업인 주식회사 ‘마카모디’와 MOU를 맺어 진행한 결과물로 지역사업 운영에서 힘들었던 지속성과 확장성을 더했다고 합니다.
감포읍내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이는 굴뚝을 가진 이 목욕탕은 주변사람들의 말로는 문이 닫힌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감포 지역 최초의 목욕탕이자 유일한 목욕탕이었다죠. 마카모디 관계자는 다 쓰러져가는 지붕아래 30년 동안 시간이 멈춘 채 박제되어있는 목욕탕을 보며 원석을 찾은 느낌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런 설렘으로 공간재생에 참여하게 되었고 공간을 재생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생겼던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주민들의 격려와 배려로 잘 이겨냈다고 합니다. 페인트로 쓴 큼지막한 숫자가 쓰여진 나무 베니아판 소재의 사물함, 목욕탕 매표소에서 돈을 담아두던 금고, 글자가 입체적으로 튀어나와있는 형태의 간판 등 목욕탕 옛 물건들도 고스란히 활용했습니다. 훈훈하게 챙겨준 주민들 덕에 개업할 수 있었다며 개업 소감에 진심을 담았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지역의 자원들을 재발견하고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이 계속 이어지리라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억을 담는 목욕탕 신천탕은 ‘COMMUNITY + ARCHIVE COFFEE + BAKERY + GOODS’를 담아낼 예정입니다. 감포마을여행도 진행하는데 깍지길인 해국길 숏코스와 감포 롱코스로, 투어는 마을해설사가 함께 합니다. 감포의 새로운 이름 ‘1925감포’는 대형 인더스트리얼 재생 공간에 비하면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날것 그대로의 빈티지함이 아늑하게 전해지는 공간입니다. 앞으로 많은 이들이 찾아 감포의 역사와 숱한 스토리를 재발견하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