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떠나고 싶었을 때 우리는 기차를 탔다. 특히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한 번 쯤은 다녀갔을 법한 경주역(성동동 40번지(원화로 266))은 우리들 기억과 회한이 서린 역일 것이다. 영원한 아날로그의 상징인 기차와 철로와 수많은 사연들을 품었을 경주역. 협궤열차(경동선)로 개통된 1918년 이래 지금까지 103년째, 총 영업일수 3만8855일이라는 세월동안 우리들 곁에서 자신의 넉넉한 품을 말없이 내어주었다. 때로 경주역 광장에선 학도병 지원을 결정한 참전 학도병들이 태극기를 가슴에 두르고 역 광장에 집결했다. 경주 시민들이 열렬한 환송을 해주었던 역 광장은 정치유세 1번지로 촛불집회, 월드컵 거리응원, 노동자들의 하소연과 집회 등 우리들 환희와 울분을 터뜨리는 장이었다. 그러나 이제, 오는 12월경, 동해선과 중앙선의 복선전철화가 완료돼 기존 철로는 폐선이 되는 수순을 밟는다. 기존 경주역은 신경주역과 통합될 예정으로 신경주역에 동해선 승강장 및 선로를 마련한다. 역으로서는 그 기능과 역할을 종료하게 되니 기차 경적소리는 사라지고 구도심의 핵심 부지가 당분간 거대한 공터로 바뀌는 현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경주역은 경주의 문지기로, 우리와 같이 존재했고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그 명운을 함께 할 것이다. 경주역사의 운명은 이제라도 그의 노고를 인정하고 그와의 추억을 기억하며 그와 더불어 살아가려고 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경주역사 활용문제는 지난 25년여 동안 지역민과 지역 정치권, 행정의 주요 관심사이자 이슈// 전국지자체 중 가장 많은 폐철도 부지와 가장 긴 80.3㎞의 폐선 존재 경주의 철도는 1900년대 초 중앙선 개설로 최초 개통됐다. 이후 동해남부선이 개설되면서 경주시는 중앙선과 동해남부선이 만나는 중요한 지점이 되었으며 철도교통의 요지로 활용됐었다. 향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기존 열차부지는 역이 신설 및 이설됨에 따라 동해남부선의 경우 태화강역에서 포항역까지 대부분 선로가 이설될 예정이고 이 사업이 종료되면 경주시에는 전국지자체 중 가장 많은 폐철도 부지와 가장 긴 80.3㎞의 폐선이 존재하게 된다. 현재 경주시를 통과하는 열차는 중앙선과 동해남부선이 있으며 17개의 역이 있다.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이전 후 폐철도 부지와 경주역사 이전부지는 미래 경주의 도시공간구조의 틀을 구축하는 핵심요지다. 그래서 경주역사 활용문제는 지난 25년여 동안 지역민과 지역 정치권, 행정의 주요 관심사였고 이슈였다. 경주역사부지의 처리는 경주시 도시 전체 골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안인 것이다. 그래서 곧 영업종료될 경주역을 ‘아! 경주역! 굿바이 경주역!’으로 세 편으로 엮어 구성한다. 이번호에서는 경주역의 건립배경과 역사, 현황 및 경주시가 밝힌 경주역 활용사업 방안을 소개한다. 이어질 다음호에는 경주역장(이순호)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폐역으로의 수순과 소회를 들어보고 폐역 후 경주역의 앞날에 대한 전망을 각층의 전문가를 통해 들어본다. 또 경주역과 이별하는 시민들의 인터뷰가 이어질 예정이다. -경주역 건립배경...‘고대유적을 세상에 소개해 막대한 이익을 안기게 해주었다’ 경동선(협궤열차) 1918년 개통, 현재의 역사는 1936년 성동동에 준공 경주시 성동동 40번지(원화로 266)에 위치한 경주역은 경주시의 관문으로서 지금까지 그 역할을 활발히 하고 있다. 1993년 발표된 울산대 한삼건 교수의 논문집에서 발췌한 자료에서 경주역의 건립배경을 살펴보았다. ‘대구에서 경주를 통과해 불국사에 이르는 경편철도(조선철도주식회사(사철) 소속의 경동선(慶東線/협궤열차)가 개통된 것은 1918년 10월 31일이었다. 이 철도의 개통은 ‘경주 불국사에 있는 신라 2천년의 고대유적을 세상에 소개해 막대한 이익을 안기게 해주었다’라고 당시를 평가하고 있다. 그 경주역은 현재 서라벌문화회관이 있는 장소에 있었다. 이른바 구 역사는 조선식의 것으로, 이때로부터 현재까지 이용되고 있는 신역사가 건축되는 1936년 11월까지 영업을 했다. 불국사역과 함께 신축된 현재의 역사는 총독부기사 오가와 게이기치의 설계로 보여진다. 신역사는 특히 조선의 양식을 도입하려 한 것 같지만, 일본의 사원 양식에 가깝게 만들어져 있다. 현재 당시의 역사가 남아 있는 것은 경주역과 불국사역 뿐이다. 이러한 양식의 채택 배경에는 1915년 5월 부임해온 키무라철도국장의 취임에 있었다. 그의 부임이래,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는 지역의 역사는, 조선식 건물 외관과 색조를 도입하여 새로 개축토록 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조선철도회사의 경동선(慶東線, 협궤차량,궤간 762mm)에 속해 있던 대구와 경주, 학산간과 서악(경주), 울산간의 노선은 쇼와2년(1927년)부터 시작된 조선철도12년 계획의 일환으로 1928년 7월1일 약 713만5000원에 국유철도로 매수되었다. 매수 후 1.435m의 광궤로 개축되었다. 이들 노선 중에서 특히 지금의 경주읍내를 통과하는 노선은 고적지대를 통과하고 있으며, 유적파괴로 이어지고 있어 ‘유적 소개’란 목적에 반하는 결과가 되었다. 당시 경주는 초가가 대부분이었으나 경주역은 당시 경주읍민의 집결지였고 관문의 역할을 했으며 신식건물로서 기차 자체가 큰 구경거리였다. 그 일대는 경주의 ‘강남’역할을 했던 것이다. 한편 사정동에 있었던 구 역사건물은 지금의 불국사역과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경주역사 연혁 및 현황...경주역 총 영업일수는 3만8855일로 1918년 이래 지금까지 103년간 운행 경주역은 현재 연면적이 876.6㎡이며 벽돌 단층 건물로 한식 골기와 지붕 및 동판지붕으로 지어졌으며 1936년 11월1일 영업을 개시했다. 현재 맞이방 375㎡,, 매표실 30㎡, 역장실 37.5㎡, 고객상담실 35㎡, 사무실 90.3㎡, 공중화장실이 88㎡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2010년 기준 2365명이며 건물은 7개동(역사,휴게실,체력단련실,운전실,철우회,합숙,관사)등의 건물이 역사 내에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1918년 11월 보통역(협궤선)으로 구역사, 당시 사정동(현,서라벌 문화회관 자리)에서 영업을 개시했고 1936년 12월1일 광궤선 개량 및 신축역사를 지금의 성동동에 준공했다. 1979년 새마을호(서울-경주)를 운행했으며 1998년 9월 경주역 종합정비 준공을 한다. 2009년 경주 관리역으로 출범했으며 오는 12월경 신경주역으로 통합되면서 연말 내 영업종료될 예정이다. 현재 경주역은 경주, 서경주, 입실, 나원, 불국사, 율동, 동방 등 7개역의 관리역으로 동해남부선(부산진~포항)부산진역 기점 112.3㎞에 위치하고 있다. 경주역 총 영업일수는 3만8855일이며 1918년 이래 지금까지 103년간 운행되었다. -우선 경주역사와 역 광장을 문화·체험·전시공간으로 새롭게 단장, 향후 소유권 있는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과 이해관계 풀어내야 폐철도 활용 전담기구인 경주시 폐철도활용사업단의 자료에 의하면, 동해남부선에 있는 기차역 중 경주역은 구간길이 5.1㎞로 KTX중심 열차이용패턴 변화에도 불구하고 행락철, 휴가(방학)시즌 중에는 아직도 이용객이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부지면적 13만5232㎡에 155개의 필지로 구성되어 있는 경주역은 전체부지 중 철도용지가 13만1117㎡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주역사부지 내 각종 창고시설과 열차 정비시설 등의 부지를 한국철도공사가 소유하고 있다. 현재 경주시 폐선 예정부지의 전체 필지 중 선로부지는 철도부지의 특성상 대부분이 국유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역사(驛舍)부지는 철도역사와 철도역사 인근 부지로 사유지와 국공유지가 혼재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전체 폐선 예정부지에 대한 소유권으로는 국·공유지가 4216개 필지에 총 면적 190만3555㎡(80.5%)며 군유지가 445개 필지에 총 면적 1만321㎡(0.4%)다. 사유지로는 2414개 필지에 총 면적 45만776㎡(19.1%)로 나타났다. 그동안 경주역사와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철도에 대한 활용을 두고 오랫동안 전문가 및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방안을 모색해 왔다. 최근 경주시는 경주역·철도 활용사업을 단기계획과 중장기계획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사업에 따라 오는 12월 폐역이 되는 성동동 소재 경주역사(878㎡)와 역 광장(6000㎡)을 문화·체험·전시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경주역 문화플랫폼’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것. 오는 연말 폐역 됨에 따라 경주역이 역으로서의 기능은 상실되지만 경주역사와 역 광장을 문화·체험·전시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현재 역사 및 광장 활용과 관련해 소유자인 한국철도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향후 소유권이 있는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과의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것이 경주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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