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가 심화될수록 한 나라가 지닌 고유한 로컬문화는 도태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며, 우수한 로컬문화자원들은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의 답습에만 그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로컬문화자원을 독창적 콘텐츠로 재창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역의 자원을 예술과 융합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예술의 대중화는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 문화자원이 풍부한 경주에서 과거로부터 전수된 조형 이미지의 진부한 답습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경주지역만의 특별한 흡인력을 갖는 특징적 로컬문화예술의 필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문화상품보다 다양성은 물론 수요 측면에서 다가가는 로컬문화가 경쟁력 있다. 지역 로컬문화 발전은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가치와 직결된다. 이에 본지는 전국에 분포된 로컬문화자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활성화 사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주지역의 로컬문화자원을 현대의 트렌드에 맞게 재창출, 지역 가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상태가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는 요즘, 집과 동네에서 즐기는 로컬 라이프가 실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다. 일상문화가 도시문화로 이어지고, 매력적인 골목이나 동네를 찾으며 소소한 힐링을 얻는 등 도시 고유의 다양한 일상문화를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그 지역의 문화적 자원과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컬크리에이터, 지역 가치 활성화 역할 지난 2019년,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온라인산업 진출을 돕고, 골목상권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해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소상공인, 온라인 시장 진출 촉진’ ‘스마트상점 사업 신설’ ‘명문소상공인 지정제도 도입’ ‘골목상권 지원, 사람이 모이는 상권 조성’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로컬크리에이터를 신규 170명 모집해 지역의 자산을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전환하는 지역의 명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듬해 로컬크리에이터 바우처 지원 등으로 지역 특성에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접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크리에이터(지역 가치 창업가) 발굴 및 육성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에이터(Creator)의 합성어로 지역문화, 관광 및 자원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업가를 말한다. 지역에서 트렌디한 콘텐츠를 만드는 주체가 바로 그들이며, 로컬문화자원을 재창출, 지역 가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도시 조성사업 - 지역 고유 문화자산 활용해 도시 브랜드 창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을 활용해 도시 브랜드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지역의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살려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지역주민의 문화적 삶 확산을 도모하는 문화자치형 정책사업이다. 문화도시 추진 방향에 초점을 맞춰보면 ‘시민 스스로 문화도시를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도시의 문화가 되고, 이를 통해 그 도시 고유의 도시문화가 생성되며 가치와 효과를 발현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은 문화도시 조성사업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로컬문화자원 활용 현주소 지난해 로컬크리에이터 사업 지원기업인 ‘제주맥주’는 2017년 출범했다. 제주도의 천연 화산암반수와 감귤을 활용해 제주도만의 특색을 살린 수제 맥주를 제조해 출시 3년 만에 전국 5대 편의점에 전 제품 입점에 성공했다. 올해 한국 맥주 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국내 대표적인 수제 맥주 기업으로 성장, 전국 유통 확대 및 본격 글로벌 진출에 나서며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로컬문화자원을 소재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자본과 기술의 취약성’ ‘전문 인력의 부족’ ‘로컬문화자원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 ‘생산제품의 정체성 부재’ 등으로 인해 많은 소상공인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가내수공업적인 생산형태에 따른 영세성 및 원활하지 못한 자본 조달과 미미한 시장 수요로 인한 수요 예측의 불가능, 신제품의 개발 의욕을 저하하는 불법 복제 및 지적 재산권의 침해 등 제작과 자본의 영세성, 대중의 인식 부족 등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로컬문화자원 속 내재된 유·무형적 상징은 타지역과 차별화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전통적인 요소를 보존하고 답습해왔다면 지금은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문화예술로 재창출해 새로운 가치의 전통을 만들어나가야 할 때다. 많은 사적지와 역사적 유물이 산재해 있는 경주는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문학, 음악, 미술, 연극, 공예 등 다양한 문화와 어우러진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콘텐츠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먼저 로컬문화자원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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