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불국사와 첨성대, 동궁과월지, 천마총 등 신라 문화를 간직한 역사·관광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중·소 도시 가운데 동국대 경주캠퍼스, 경주대학교, 위덕대학교, 서라벌대학 등 4개의 대학이 존재하는 대학 도시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 4개 대학이 존재는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근간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주의 경쟁력 중 하나인 대학들의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4개 대학 중 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교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돼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최근 위덕대마저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제외되면서 지역 대학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최근 대학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지역 주민들은 대학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대학이 이전하면 인근 대학가는 물론 지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과 정치인들이 강력히 반대했다. 대학은 학재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히며 대학 이전은 최후의 방안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 이전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고령을 떠난 가야대학교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캠퍼스 이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내에서 대학교 캠퍼스가 이전한 사례가 있다. 바로 고령에서 김해로 캠퍼스를 옮긴 가야대학교다. 가야대학교 고령캠퍼스는 1993년 당시 인구 4만 명의 수준이었던 고령군에 들어선 곳이다. 학교법인 대구학원이 설립한 가야대는 개교 당시 학생수가 200명 내외로 많지 않았지만 1998년에는 학생수가 3500여 명으로 증가하며 어엿한 4년제 대학으로 성장했다. 학교가 커지면서 학교 주변 상권도 덩달아 커졌다. 가야대는 등하교시 교통 환경이 불편한 상황에다 교내 기숙사까지 없어 많은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서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촌이 형성됐다. 학생들이 증가하며 소비도 늘어나고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원룸과 상가, 식당 등이 생겨난다. 대학촌은 농업 중심의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된 것이다. 인근 주민 김 모씨(67세)는 “가야대가 옮겨가지 전까지만 해도 대학 인근은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면서 “상가가 들어서고 식당, 술집 등이 장사 잘되면서 가게는 권리금까지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으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불러왔던 가야대 고령캠퍼스는 학교가 설립된 지 불과 10년 만에 위기를 맞는다. 바로 캠퍼스를 김해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가야대학교는 교통과 인프라 부족 등이 부족한 고령을 떠나 인구 50만 명을 상회하는 김해시로 이전을 추진한다. 2003년 김해캠퍼스를 신설하고 대학 본부도 김해시로 옮기게 된다. 이전 초기에는 자율전공학부와 행정대학원 등 남겨 두면서 두 곳의 캠퍼스 모두 운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야대는 학생들의 이전 요구, 지속적 학생 수 감소 등의 이유로 결국 2012년 김해캠퍼스로 완전이전하면서 고령캠퍼스는 빈 공터로 남게 된다. -캠퍼스 이전 지역 경제도 무너져 2003년부터 가야대학교 고령캠퍼스가 김해캠퍼스로 이전하면서 고령지역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먼저 가격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캠퍼스 주변 대학촌이다. 대학 주변 학생들을 위해 건립됐던 원룸과 상가들이 하나둘 공실로 남기 시작하면서 상인들도 떠나기 시작했다. 대학촌 경기가 가라앉으며 그 여파는 고스란히 고령군 전체로 이어졌다. 2000년 3만8221명이였던 고령군 인구가 가야대 캠퍼스 이전 첫해인 2003년에는 3만5798명으로 감소했으며 2004년 3만5389명으로 감소했다. 고령군 인구는 캠퍼스 이전을 전후로 불과 4년 만에 고령군 전체 인구의 10%가 감소한 것이다. 캠퍼스가 이전하자 주변 지역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는다. 가야대 고령캠퍼스 인근 대학촌은 상가와 원룸 건물은 대부분 공실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외벽이 무너진 곳과 온갖 쓰레기가 쌓여 방치된 곳도 여러 곳이었다. 일부 상가와 원룸에는 거주하는 주민이 있었지만 그 주변은 쓰레기들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 B 씨는 “학생들로 북적였던 곳이 거의 10년 간 방치되고 있었다”면서 “최근 비어있던 원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관리가 더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부지를 활용해 골프장 건설, 학교 신설, 호텔, 요양원 등 시설로 활용한다고 했지만 과연 진행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골프장 건설 물거품, 관광단지 추진 가야대학교 고령캠퍼스 부지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시도된다. 학교법인 대구학원은 고령캠퍼스 부지에 퍼블릭골프장을 개발하고 관련학과를 모은 골프 단과대 신설을 계획한다. 하지만 퍼블릭골프장 조성사업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무산되면서 학교는 방치된다. 주민 B 씨는 “곧 골프장이 들어서고 학생도 모집된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다”면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부지를 매각하는 상황에 이르러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가 방치되면서 이 곳은 우범지대로 변해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곳이 되고 있다. 이제는 고령군이 나서서 학교를 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학원의 늑장 사업 추진 등으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결국 골프장 부지를 매각하기 이른다. 지난해 가야대는 학교 건물과 부지를 숙박시설과 노인요양시설로 재개발하기로 한다. 한편, 김해시로 캠퍼스를 옮긴 가야대는 현재 5개 계열(사회과학, 상경, 사범, 응용과학, 보건의료)에 14개 학과로 구성된 학교로 성장했으며 일반대학원, 행정대학원, 보건대학원, 도시개발대학원 등 6개 대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학생 수와 교직원 수는 약 3000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만약 가야대가 옛 고령가야 지역인 고령에 머물러 있었다면 언제 폐교됐을지 모를 상황이었다”면서 “지방대의 어려움은 있지만 가야대학교의 명칭을 유지할 수 있는 김해로 옮긴 것은 학교 측면에서 신의 한수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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