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불국사와 첨성대, 동궁과월지, 천마총 등 신라 문화를 간직한 역사·관광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중·소 도시 가운데 동국대 경주캠퍼스, 경주대학교, 위덕대학교, 서라벌대학 등 4개의 대학이 존재하는 대학 도시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 4개 대학이 존재는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근간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주의 경쟁력 중 하나인 대학들의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4개 대학 중 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교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돼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최근 위덕대마저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제외되면서 지역 대학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최근 대학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지역 주민들은 대학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대학이 이전하면 인근 대학가는 물론 지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과 정치인들이 강력히 반대했다. 대학은 학재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히며 대학 이전은 최후의 방안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 이전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탐라대 부지 방치로 주민 한숨 지방 대학 경쟁력이 줄어들면서 많은 대학이 수도권 이전을 내세우며 생존에 안간힘을 쏟는다. 수도권 이전이 어려운 대학은 학교 통합이라는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기도 한다. 제주도 탐라대는 지역의 경주대와 닮아 있는 곳이다. 교내 비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이를 타계할 방안으로 학교 통합을 진행한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탐라대는 1998년 개교해 운영되다 2000년부터 학장의 횡령과 비리, 이사회 파행 등의 이유로 경영부실을 겪기 시작했다. 경영상의 문제가 커지가 결국 하나의 법인 아래의 제주산업정보대학과 대학 통합을 통해 4년제 대학인 제주국제대학교로 변경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두 대학이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대학구조개혁방안 등 회생에 어려움이 컸다”면서 “두 대학의 통합을 통해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통합에 대한 지원, 이미지 개선을 통한 학교 발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시에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봤지만 현재 통합된 제주국제대학도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통합되면서 서귀포시에 있던 옛 탐라대 부지 대신 제주시의 산업정보대 부지를 사용한다. 이후 탐라대 부지는 법인의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제주도가 2016년 부지를 410억에 매입하게 된다. 주민들은 방치됐던 학교 부지가 제주도로 매입하면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지역주민은 “탐라대가 세워질 당시 주민들은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지를 학교에 제공했다. 그만큼 주민들이 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면서 “여러 문제로 학교와 학생이 사라지면서 실망감도 큰 상황에서 도가 나서서 학교 부지를 활용하는 것에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방치된 탐라대 하지만 학교 통폐합 이후 옛 탐라대 부지는 수년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탐라대가 통합되고 학교법인동원교육학원이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제주도는 2016년 옛 탐라대 부지 약 31만㎡와 대학 본관 등 건물 11개 동을 415억에 매입하게 된다. 제주도는 매입한 부지에다 해외대학 등을 유치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었다. 제주도는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으며 세계 100위권 내 대학을 유치한다고 목표로 전 세계 대학에 전자메일을 통한 유치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제안이 이뤄지지 않았고 답변도 대부분 부정적으로 돌아왔다. 이후 미국의 몇몇 대학들과 유치 논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실제 대학 이전은 이뤄지지 않은 채 5년 간 대학 부지는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이 떠나고 대학 부지가 방치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과 상권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제주도가 학교 부지 매입을 통해 새로운 대학 유치라는 기대감을 가졌던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치지 못했다. 인근에서 매점을 운영했던 주민은 “대학이 어려워 떠났지만 새로운 대학 유치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상인들은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5년간 학교가 방치되면서 희망이 사라졌다”면서 “사실 탐라대 부지 주변은 아무것도 없어 오로지 대학만을 바라보던 상인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떠난 상황이다”고 말했다. 폐교된 학교 활용법을 찾지 못해 방치되면서 옛 탐라대부지는 유지관리비용 등으로 매년 수 천 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결국 제주도는 옛 탐라대 부지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부지 활용방안 마련에 나섰다. 연구를 맡은 제주연구원은 지난해 말 옛 탐라대 부지 활용방안을 통해 △교육연수연구복합단지 조성 △교육문화체육복합단지 조성 △교육산업단지 조성 △제주 제2수목원 조성 등 총 4개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옛 탐라대 부지 활용에 주민과 제주도는 신중한 입장이다. 주민들은 부지가 교육용 부지로 활용되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미 부지 매입비용이 쓰인 상황에다 시설 투자 시 추가 예산이 반영되기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지속 가능한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검토를 거칠 방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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