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베르동 협곡에 오르다. 액상 프로방스를 떠나 아침나절에 ‘별의 마을’을 향해 두어 시간 달렸습니다. 점심은 시냇가에서 사온 빵으로 때웠어요. 차츰 고산(高山) 능성을 오르게 되면서 협곡도로는 차 두 대가 겨우 교행할 수 있게 좁아지고 있었어요. 아래로 내려다보면 산허리들이 매우 깊은 계곡으로 빠져들며 유럽의 베르동강이 이 협곡을 따라 멀리서 굽이굽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옛날부터 빙하가 녹은 물이 알프스에서 흘러내려 석회암 고원을 깎으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계곡이라고 합니다. 협곡길이가 250여km, 높이 400~800여m로 유럽에서 가장 큰 협곡이에요. 세계에서 미국의 그랜드 캐년 다음으로 크다고 합니다. 이 협곡 도로를 달리다 전망대에 내려 계곡을 내려다보았어요. 전망대 난간에 감히 접근할 수 없었어요. 아찔해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떨어질 것만 같아 불안하니까요. 주변 사방은 멋진 장관을 펼치며 끝없이 꼬불꼬불 이어집니다. 높고 험한 산길이라 차량들도 줄면서 우리 혼자인 것처럼, 조심조심, 무섭기도 했습니다. 마침 지나는 계곡 길에 호수가 있었어요. 가까이 가보니 베르동 국립공원 ‘생터 크로아 호수’라고 적혀 있었어요. 베르동 협곡에 있는 맑은 옥색의 매우 큰 호수였습니다. 수영은 물론, 수상레저 보트를 타며 카약으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우리도 발을 담그고 좀 쉬었습니다. -아름다운 `별의 마을`, `무스티에 생트마리`에 가다. 생트크로아 호수를 지나 30분을 달리니 베르동 계곡의 한쪽을 뒷산으로 삼아 비스듬히 자리잡은 중세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커다란 바위산 아래 집들이 위태롭게 숨어있는 듯한 동네입니다. `무스티에 생트마리`, 즉 ‘성모마리아를 모시는 수도원`이라는 뜻이라는 데, 일명 ’별의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이곳은 옛날 수도원이 있던 곳으로 두 개의 절벽 산 사이에 항상 별이 떠있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져 있답니다. 해발 650여m 지점, 바위산이 2개로 갈라진 곳에 사람 수 700여 명 정도가 살고 있는 작고 평화스런 동네입니다. 마을 안에 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고 도로변에 집들이 있으며 성당, 슈퍼, 약국, 빵집, 식당, 가게들하며, 마을 홍보관도 있습니다. 인형, 도자기, 비누, 그릇, 컵 등을 만들어 전시 판매하며, 특히 관광 상품으로 여러 가지 색상의 도자기들이 많은데 프랑스에서도 이곳 도자기는 알아준다고 합니다. 관람 코스는 동네 어귀에서 마을 언덕을 오르고 돌계단 260여 개를 지나 예배당, 수도원과 성당 까지 약 1시간정도 걸립니다. 양쪽 협곡 사이에 걸려 있는 별은 크기가 125cm 정도 되며, 굵은 로프로 별과 양쪽 바위산을 연결해놓고 있어요. 멀리서보면 언제나 하늘에 떠있는 별처럼 흰점으로 보이며 그래서 별이 지지 않는 마을, ‘별의 마을’로 통해요. -두 산골짝 마을에 별을 만들어 단 이야기 십자군 원정 때 이 마을 어느 청년기사가 성모마리아에게 출전하기 전, 만약 자기를 살아 돌아오게만 해주신다면 이 마을 협곡사이 하늘에 별을 달겠다고 약속을 하고 전쟁터로 갔었다고 합니다. 치열한 전투에서 포로로 잡혔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나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왔고 사내는 자신의 약속을 지켜 이 별을 만들어 달았다고 합니다. 처음엔 꼭지 점 16개의 80cm 정도의 작은 별이었으나, 1882년 꼭지점 5개의 별로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 몇 번 떨어져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다시 설치하곤 했답니다.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상징적인 별로, 그리고 마을을 보호하는 수호 스타로, 마을에서 공동 관리해오고 있다고 해요. 작은 중세 마을 이지만 협곡 하늘에 걸려있는 별과 그 아름다운 사연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오는 동네, 그리고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그림 같은 마을 전경 때문에 이렇게 뜨거운 여름날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많은 사람들이 이 산골 마을로 애써 찾아오나 봅니다. 두 개의 절벽 바위산을 이어 하늘에 매달아 놓은 하얀 점의 인공별!, 볼수록 신기하고, 멋있네요.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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