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강변의 성벽도시 아비뇽으로 아비뇽은 남프랑스 론(Rhone) 강변에 있는 성곽도시입니다. 엑상 프로방스에서 두어 시간 정도 차를 몰았습니다. 론강 둑 근처에 차를 세우고, 잔디 곱게 덮인 강둑으로 올라갔어요. 론강 물결이 유유히 흐르고, 반쯤 잘려진 아비뇽다리가 가로질러있으며, 강둑 위쪽 성곽으로 연결되어 있는 옛 교황청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아비뇽의 중요 볼거리들이 어우러져 한눈에 들어오는 가장 경치 좋은 곳으로,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특구지역이랍니다.
인구 8만 정도로 포도주, 밀가루, 기름, 비누, 등 의 제조업이 주산업이며, 남부 프랑스에서 교통의 중심지요, 중세풍물의 고도인 예술의 도시로, 프로방스 여행의 중심지이기도합니다. 도시가 성벽으로 싸여있고 중세시대 70여 년간 교황청이 있던 도시인만큼 중세 예술, 문화. 종교역사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지요.
-중세 교황청이 위치해 있었던 고도(古都), 아비뇽 론강을 바라다보며 강둑에서 준비해간 점심을 먹고, 구 교황청으로 오르는 성곽을 따라 30여분정도 올라갔습니다. 론강 물결, 아비뇽다리. 시내모습, 교황청 건물로 이어지는 풍경은 그간 우리가 본 여행 풍경 가운데서도 더욱 은은하고 성스럽고, 조용하고, 포근한 멋진 경치였습니다. 교황청이 로마에서 프랑스 아비뇽으로 이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1309년부터 1377년까지 70여년간 7명의 교황이 아비뇽 교황청사로 옮겨 거주한 일입니다. 프랑스 왕 필립 4세가 교황을 황제권 지배하에 두기위한 조치로 교황의 권력을 줄이고, 또 세금을 뜯어내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해요. 성벽도로를 따라 올라 구 교황청에 오르는 길에는 고딕양식의 교황청사와 성곽 등 화려했던 시절의 역사 유적 등이 그대로 잘 남아 있었습니다.
교황청은 바위산을 뒤에 두고 견고한 요새처럼 론강을 바라보고 근엄하게 건축되어있어요. 성벽높이 50m, 면적 1만5000㎡ 성곽 안에 고풍스럽고 화려한 파리 왕궁을 모방하여 지었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25여개의 방과, 예배당, 수도원, 식당, 연회실 등이 있고 벽에는 그간 여기서 성직을 수행했던 교황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습니다.
-론강의 ‘생배네제다리’와 그 전설 이야기 일명 ‘아비뇽다리’라고 합니다. 론 강을 가로질러 아비뇽으로 연결되는 석조 아치 다리이죠. 길이 920m, 넓이 4m로 강을 건너 교황청 옆으로 이어지는 교량이에요. 1177~1185년 사이에 건축된, 처음 22개의 아취가 있는 다리였는데, 그동안 론강의 범람으로 유실되어 지금 4개만이 남아있고 그 다리위에 ‘생니콜라’란 예배당이 하나 서있을 뿐입니다.
이 다리건설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고 해요. 젊은 목자인 ‘생배네재’가 꿈에 신(神)으로부터 론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만들라는 계시를 받게 되죠.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모두 코웃음을 치며 비협조적이었어요. 목자가 아비뇽 주교에게 도움을 받으러 갔어요. 주교는 강변에 수십명의 청년들을 모아놓고 큰 돌덩이 한 개를 가져와 누구든지 들어보라고 하였으나, 모두 쩔쩔매매 포기하자 목자더러 옮겨 보라고 했어요. 소년이 가볍게 들어 올리게 되고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많은 금화를 모아 기부하게 됩니다. 이 헌금으로 다리를 건설했고 목자의 이름을 부쳐 ‘생 배네재다리’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 다리 건설에 참여한 청년들을 위해 이곳 처녀들이 부르며 춤을 추었다는 아름다운 노래가 이 지역에 전해오는 데...... 아비뇽 다리위에서, 우리는 춤을 추네, 우리는 춤을 추네.아비뇽다리위에서, 우리는 둥글게 춤을 추네.잘생긴 아저씨들이 그렇게 하네, 그리고 나서 또 그렇게.예쁜 숙녀들이 그렇게 하네, 그리고 나서 또 그렇게. 별이 빛나는 밤에, 은빛 론 강물 에서 아름다운 처녀 총각들이 어울려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다리를 쌓았을 그 아름다운 모습이 머리에 그려지면서 이 다리가 더욱 신비스런 다리로 멋있게 보였습니다.
-아비뇽 페스티벌(연극축제)에서 한국 국악단을 만나다. 마침 우리가 구교황청에 간 날(7월 20일)은 앞마당에서 연극 페스티벌 축제가 있는 날이었어요. 매년 7월이면 거의 한 달 동안 개최되는 세계적인 예술 공연 행사인데, 항상 휴가철을 맞아 많은 관광객이 참여, 함께 어울리는 한마당 축제입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국악. 풍물단원들을 만났어요. 우리네 전통풍물 복장을 하고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어요. 실제출연은 볼 수 없었지만 좋은 평가 얻기를 바란다고 인사하고 헤어졌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