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외인구단’, ‘장군의 아들’에 영향···! 뉴미디어 시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다 ! 우연일까? 마침 본지에서 이번 호까지 2회째 ‘나의 책 나의 영화’란이 나가는 중에 ‘영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경주출신 영화 제작자 ㈜코이픽쳐스(KO2PICTURE) 조상환 대표가 이번호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문자 그대로 영화(映畫), 움직이는 영상의 제작자로서 영화와 광고, 뮤직비디오와 PR FILM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하면서 그 와중에 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자 하는 별나고 바쁜 영화인이다.
“경주고 시절 만화가 이현세 선배님의 영화 ‘외인구단’을 보며 야구와 영화, 만화까지 좋아했습니다. 거기에다 ‘대왕극장’에서 본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을 보고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종로건달 김두한의 포장되지 않은 한국식 액션. 나라를 위한 의미 있는 결투 그 안에 담긴 사랑, 감동, 눈물···, 피 끓는 청춘이었던 제게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영화문법도 영화이론도 몰랐지만 그냥 이것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조 대표의 별명은 ‘조필름’이었을 만큼 그는 너무나 당연하게 영화인을 꿈꾼다. 그러나 1993년 고교졸업 후 선택한 학과는 엉뚱하게도 영화 관련 학과가 아닌 당시 인기 있던 호텔경영학과였다. 꿈보다 현실을 택한 채 영화를 만드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전락할 뻔한 몇 년이 흘러버렸다. 그러나 영화를 향한 열정이 쉽게 식을 수 없었다.
“27세로 좀 늦게 군에 다녀온 후 1999년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영화연출전공으로 입학해 영화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해야지만 영화인이 될 수 있는 줄 알았거든요!”
조 대표는 그때부터 학업을 병행하며 6년 동안 충무로에서 영화 촬영 스탭, 뮤직비디오·광고CF 촬영감독 등으로 영화의 기본기를 다졌다. 영화산업의 발전가능성과 자신감이 붙은 조대표는 2007년 광고영화제작사인 ‘단군픽쳐스’를 설립하고 같은 해 이를 법인화 한 후 지금의 ㈜코이픽쳐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탄탄하게 경영해왔다고 자부한다. 회사를 경영하던 중 영화에 대한 체계적인 학문 정립의 필요성을 느껴 2011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영화전공에 입학하여 석사를 졸업했고 뒤에 다시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상정책 및 기획’을 전공 영화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뉴미디어시대에 미디어 플랫폼’ 관련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상환 대표가 추구하는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영화의 본질은 삶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단순하고 명확한 형식일 때 강렬하고 진실한 표현일 때 감동스럽지요. 그 삶을 바탕으로 재미있고 진실한 이야기를 쉽고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영화는 공동창작과 종합예술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누구보다 ‘함께’와 ‘같이’의 가치가 두드러지는 작업인 만큼 그런 의미에서 ㈜코이픽쳐스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각 파트의 크루(CREW)들이 최고의 장점들을 공유하는 영화제작사라고 소개한다.
영화에 대한 각별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대학교에서 영화연출, 촬영, 정책 및 기획 전반을 전공한 조상환 대표는 자신의 공부에 걸맞은 다양한 실적을 남기기도 했다.
▷광고CF영상으로는 기아자동차 로체CF ▷방송 드라마로는 케이블 채널 CGV의 프리즈 ▷뮤직비디오로 쥬얼리, 길건, 혜령, 팝핀현준 등 ▷영화로는 스캔들, 그녀를 믿지 마세요, 댄서의 순정, 듀얼리스트 형사, 달콤한 인생, 걸스카우트, 브라보마이라이프, 헨젤과 그레텔, 각설탕, 음란서생 외 다수의 작품에 제작 스텝 및 촬영감독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매년 4~5편의 웹 드라마를 제작해 광고주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광역의회 최초의 웹드라마 ‘사랑하면, 조례?!(도상우, 김주영 주연)12부작’을 온라인 세상에 공개하면서 ‘뉴미디어 시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한편 유튜브가 대세인 시대적 필요에 의해 3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조 대표의 일상을 올리고 있는 ‘조필름TV’, ㈜코이픽쳐스가 제작하는 웹 드라마, 웹 영화, 웹 다큐, 웹 예능의 콘텐츠를 업 로드하는 ‘코이픽쳐스웹콘텐츠TV’, ㈜코이픽쳐스가 제작하는 PR FILM, 드론 항공촬영 콘텐츠를 업 로드하는 ‘코이픽쳐스TV’ 등으로 경주 사람들의 구독과 좋아요, 댓글 등을 부탁한다.
-영화가 좋아 영화 공부를 했고, 영화를 만들고 싶어 영화 제작업을 하고 있지만 부귀영화를 위해 영화를 제작 하지 않아 이렇듯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거나 제작해 오면서도 조 대표 나름의 영화제작에 대한 마지노선이 있다.
“저는 영화가 좋아 영화 공부를 했고, 영화를 제작하고 싶어 영화제작사업을 하고 있지만 부귀영화를 위해 영화를 제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함부로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조상환 대표지만 앞으로 걸어야 할 지향점은 분명히 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K-문화’의 큰 길에 합류해 스스로 개척해가는 것이다.
“문화 전파는 정치적, 경제적 전파보다 더 무서운 파급 효과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주춤거리긴 했지만 방탄소년단, 싸이, 많은 아이돌이 이루어낸 K-팝을 필두로 K-드라마, K-필름을 본 외국인들이 한국을 직접 방문하여 K-한류를 접하고 배우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K-문화의 세계화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을 비롯 다양하게 한국을 소개하는 K-콘텐츠 영상이 뉴미디어 시대 플랫폼에 더욱 절실하게 필요할 것입니다”
조 대표는 앞으로 ㈜코이픽쳐스의 역량을 통해 이 같은 K-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다. 뉴미디어 시대에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구글(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카오, 틱톡 등 대면이 아닌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 세상에 탑재 업로드 할 콘텐츠를 준비하며 영화학과 영화현장에서 배운 미쟝센의 깊이를 자신이 만들 K-콘텐츠에 쏟아 넣겠다는 의지다.
그런 한편 조 대표는 자신이 지금까지 공부해온 영화 관련 공부를 우리나라 영화산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넓게는 동·서양 영화의 장단점을 비교해 우리나라 영화발전의 참고자료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영화제작, 영화정책세미나, 영상기획연구, 기록영화연구, 작가, 연출, 비평, 영화사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적인 정리를 하나씩 해나가고 싶다는 꿈을 밝힌다. 말은 쉽지만 이 엄청난 꿈을 이루려면 몸이 백 개라도 모자랄 것 같다.
경주 출신이라고 ‘신라인’, 영화에 몸담고 있다고 ‘영화인’으로 불리길 좋아한다는 조상환 대표는 자신을 성장시킨 자양분이었던 경주에 대한 보은의 마음이 특히 애틋하다. 모교인 경주고 70주년 때 ‘경주고등학교 홍보영상’을 제작해 무상 기증했고 최근에는 ‘경주중고등학교서울동창회TV’의 실무제작을 맡아 재능기부하고 있다. ‘NG도 OK처럼’이란 표어를 내걸고 서울 동문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을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은 조 대표의 실무역량이 든든히 뒷받침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덕분에 고교재학 시절에는 한 번도 들어 가본 적이 없던 교장실에서 커피를 마셔보기도 했고 기라성 같은 동창회 선배님들과도 허물없이 지내는 등 신박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8년이나 늦은 경희대 연극영화과 졸업에 때늦은 서울생활 적응으로 출향인 사회를 돌아볼 틈도 없이 영화만 보고 달려온 조 대표에게 최근의 이런 봉사는 경주를 돌아보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배워 가며 참여하는 골프 모임 ‘옥돌회’나 군대에서 특기로 쓸 정도로 즐긴 축구로 축구 동아리 ‘FC화랑’에 참여하기도 한다. 영화제작을 한다는 사실을 안 선배들의 부탁으로 동창회 관련 동영상을 재능기부하면서 활동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전공을 ‘경주’라는 이름 속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각별한 의미가 있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만족한다.
경주시 외동읍 죽동리 출신으로 시대를 막론하고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조상환 대표. 주말이면 경주시내·외에 위치한 사찰(寺刹)과 산(山)을 찾아다니며 청년시절을 보내며 친구들과 함께 나누었던 대화와 경험이 지금까지 영화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었다고 말하는 조상환 대표. 앞으로 그가 만들 K-콘텐츠에 어떤 한국과 경주가 들어있을지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