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내로남불과 집단이기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족국가 대한민국’의 저자 정치평론가이자 사회학자인 강준만 교수는 ‘한국에서 부족주의는 내로남불을 밥 먹듯이 저지르는 정치적 이념이다. 나름 노선과 원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부족이나 패거리의 이익이다. 부족주의는 부족의 이익을 도모하는 이익 투쟁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라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이 부족주의에 노예가 된 정치를 하고 있으며 각계각층 기득권에 부족주의가 만연해 사회양극화가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 하겠다. 부족주의(部族主義)는 ‘일반적으로 동질적인 전통과 조상, 언어, 문화, 종교 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을 추구하는 이념이다’라고 정의한다. 부족사회(部族社會)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으나 대체로 사회분화와 교역의 증대에 따라 씨족사회가 해체되면서 보다 큰 단위로서의 부족사회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친족집단의 혈연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단계의 사회로 보는 편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에 갇혀 ‘진보팔이’와 ‘보수팔이’ 판을 벌이고 있다. 국민을 위한 명분도, 원칙도 없고, 정치적 지향도 없어 보인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 정치가 능력주의가 아니라 부족주의 성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중앙정치판의 난타전을 벌이는 사이 지방은 병들고 있다. 중앙정치권의 위선에 찬 부족주의가 지방 곳곳에까지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행정, 경제, 교육 등 각 분야가 중앙정부에 종속되고 있으며 그 현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특히 중앙정치가 집단이기주의 행태를 보이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소외되고 있으며 지방의 취약한 경제사회적 기반은 또 다른 지방 간 대립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굳이 지방대학의 위기나 지방의 인구감소와 경쟁력 약화로 인한 지방소멸을 논하지 않더라도 지방은 스스로 변화와 포용을 하지 못하면서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정치인을 비롯한 기득권들의 위치는 더욱 확고해 지고 있다. 특히 지역특정정당이나 일당독식의회, 특정정당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지방정치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건강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것이 지역 간 대립구도이다. 그동안 고착화된 특정지역 간 정치적, 이념적 대립은 주민들의 선택이 아닌 중앙정치판 산물이며 이를 이용한 정치인들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 정치적 성향이 고착화된 지방일수록 상대적으로 부패나 독선적인 경우가 많아 지방의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경주의 정치 환경도 시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중앙정치를 추종하는 경주의 정치 환경 때문이다. 지금 경주사회는 중앙정치권에 판치는 부족주의에 못지않은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논쟁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런 정치적 환경도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 경주다. 지금 경주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다양한 논의구조가 존재해야 할 때다. 경주는 지방소멸위험지역이다. 특히 젊은 층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으며 대학들도 존폐를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폐점하는 소상공인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모든 문제가 경주사회의 문제다. 그리고 이를 풀어가는 것도 경주사회의 몫이다. 지금 경주에 필요한 것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부족주의가 아닌 소통하고 통합하는 열린 부족주의가 필요한 때다. 외부인들은 경주를 혈연, 학연, 지연이 매우 강한 곳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주의 독특한 정서도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면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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