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족 따로 따로 여행 바로셀로나에서 이틀정도 지나자 주변방향과 거리 감각이 조금 넓어졌어요. 오늘은 딸네 가족과 우리부부가 각각 따로 관광을 하기로 하고 애들과 헤어졌어요. 딸애가 100유로를 주면서 다 쓰고, 그리고 길조심 차 조심 하라고 신신 당부를 하네요. 부모 자식 간 입장이 바뀐 것 같아요. 애들은 해변으로 피서를 가겠다고 했고 우리는 람브라스 거리에서 왼쪽으로 피카소 미술관을 찾아보고 바로셀로나 해수욕장으로 가보기로 했어요. 바닷가로 가는 버스가 있지만 티켓구입도 귀찮고 1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 같아 거리구경도 할 겸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막상 거리로 나오니 여름 더위 열기가 대단하여 숨이 턱턱 막혀요.
-바로셀로나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 구엘 저택을 구경하고 우리는 람브라스 거리를 가로질러 건너편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을 찾아갔어요. 가까운 거리에 있어 쉽게 찾았으나 미술관 입장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좁은 골목길에 관람객들이 길게 이어져 있기 때문이죠. 어딜 가든 유명인사들과 관련 된 곳이라면 인산인해인데 바로셀로나 관광명소에는 그 현상이 더 합니다.
이 미술관은 세계에 산재해있는 피카소 미술관중, 제일 먼저 개관 한 곳으로 건물자체가 유럽풍 고딕양식에 대 저택 같은 분위기를 풍겨요. 그리고 여기도 좁아 주변 건물 5채를 구입,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 미술관에 전시 보관중인 그림은 3000여점인데 그가 유년시절 그렸던 낙서, 스케치 드로잉한 것 까지 합쳐 놓은 것이라고 해요. 그림은 물론 피카소의 화풍에 대한 변천과정까지 알 수 있게 그 내역을 전시실 앞에 영상물로 준비해놓고 있어요.
1층 갤러리에는 그의 작품을 모티브한 기념물 판매소가 있고 그 맞은편에 상점과 카페가 있어 기념품도 사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쉼터공간으로 이용되고 있고요. 이곳 전시중인 그림 가운데 중요한 그림은 ‘시녀들’이란 제목의 40여점의 시리즈인데 이 그림은 17세기경 스페인 궁정화가인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재해석하여 그린 것입니다. 어린공주가 시녀들의 시중을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연작 그림인데, 복잡한 개체를 간단하게 그린 것이에요. 유럽 회화사에 최고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답니다.
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 만라가에서 출생하여 미술선생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그림 신동으로 불리었다고 해요. 마드리드에서 공부하고 바로셀로나에서 작품 활동하며 살다가 프랑스 남부지방을 좋아해 그곳 무쟁에서 1973년 일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피카소를 프랑스 화가로 오인하는 데 그는 스페인 사람으로서 20세기 현대미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입체파화가이며 조각가로서도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만국박람회 대회장, 사우타데야 공원 서쪽해변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가 큰 공원을 만났어요. 사우타데야 공원이라고 해요. 예상에 없었으나 더위와 소음에 잘됐다싶어 들어가 쉬기로 했어요. 시원하고 경관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공원은 만국박람회 때(1888년)대회장으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종합공원으로 시민공원 휴식처라고 합니다. 분수와 호수가 있어 시민들이 보트를 타며 물놀이를 할 수가 있었어요. 대회 본관 건물 옥상에는 황금색 말 4필이 함께 힘차게 달리는 조각물이 있고, 현관 앞에는 솟아오르는 폭포수가 전면 연못으로 떨어지면서 더운 여름날에 시원함을 주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한 30여분을 보내고 바로셀로나 해변을 향해 큰 도로변으로 나왔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서투른 영어로 길을 물어 지하도를 지나고 해변 입구까지 왔어요. 말이 짧으니 몸이 불편하더군요.
-바로셀로네타 해수욕장에서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때 인공으로 만든 해수욕장이라고 합니다. 지중해를 바라보며 긴 백사장이 넓게 이어있고 레스토랑과 호텔과 카페들이 뒤편에 들어서있으며 몬주익 동산까지 케이블카가 길게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일광욕과 서빙을 즐기는 곳으로 이름나있어요. 수영장에 양탄자나. 돗자리를 팔러 다니는 상인들이 더러 있어 더운 여름에 이상타했더니 해변 모래가 뜨거워 깔고 앉아 쉬라고 팔러 다닌다고 해요.
혹 애들이 어디 있을 까 두리번거렸지만 그들은 이미 이곳을 둘러 시내 쪽에 나가있었어요. 숙소로 갈 때는 오든 길 반대쪽으로 버스를 탔고 람브라스까지 15분 정도 걸렸어요. 버스비 28유로와 점심(빵값), 음료대 등 총 50유로 정도 썼고 나머지는 딸에게 반납했지요. 뜨거운 여름날 시니어 부부만의 바로셀로나 데이트는 이렇게 싱겁게 끝났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