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는 종교적 수행방법으로 명상을 하였다. 최근 들어 서양은 역량을 계발하고 창조적인 사고를 위해 명상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명상을 통한 혁신적 사고로 애플의 성장에 기여한 스티븐 잡스이다. 그때부터 구글, 애플, 페이스북, 삼성 등 세계적인 IT기업이 명상을 사내 복지 프로그램에 도입하고 있다.
이제는 많은 이들에게 요가나 명상이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이기도 한 반면, 아직도 명상이 낯선 사람들도 있다. 명상이라고 하면 대부분 눈을 감고 가부좌 자세로 앉아있는 상태를 떠올린다. 명상이란 단어자체가 한자를 살펴보면 눈 감을 명(瞑) 생각 상(想)이다. 눈을 감고 사색하는 건데 왜 눈을 감을까?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하루 온종일 오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중 시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대뇌피질의 70~80%까지 차지한다. 시각은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각자의 두뇌구조와 경험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된다. 정보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은 각종 멀티미디어 매체로 시각을 통해 들어온 온갖 정보로 머릿속이 꽉 차 있는 일상을 살고 있다. 매순간 선택장애를 느낄 만큼 정보가 넘친다. 대부분 잠 잘 때만 눈을 감는다.
명상은 의도적으로 시각을 차단한다. 비우는 시간이 있어야 뇌는 더 원활하게 작동한다. 뇌과학적으로 이런 상태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 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시간은 머리를 비우게 하고 창의성을 깨우는 중요한 시간이다. 하루 1~2회 정도 15분씩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면 뇌는 창의적으로 깨어난다.
눈을 감으면 외부로부터 입력되는 정보를 차단할 수 있다. 반면 시각을 차단하면 상상을 할 수 있다. 뇌는 정보의 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 망막을 통해 들어온 빛을 시신경을 통해 전기신호로 변환한 다음 시각피질에서 분석한다. 빛이 아니라 전기신호만 동일하게 나타나면 뇌는 시각으로 해석한다. 상상만 해도 전기신호가 일어나는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할 때 최종 결승전에서 겨루게 될 상대 선수와의 경기를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연습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후각, 미각도 상상으로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지금 자리에서 눈을 감아 정보를 차단하고, 내면에 집중해 호흡을 편안하게 10회를 해보자. 부정적인 정보는 흘려보내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강력하게 떠올린다. 상상의 힘이 뇌에 현실과 똑같은 기전을 일으킨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때 인간의 통찰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관리된다. 명상은 뇌가소성이 일어나게 한다.
미국에 처음으로 도입된 명상은 초월 명상이다. 인도의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가 도입한 것으로 종교적인 만트라를 읊조리는 형태이다.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이 이 이완반응 명상법을 의학에 적용하려고 했을 때 의학계에선 검증 안 된 명상법을 의학에 적용한다고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여러 기관에서 시행한 결과 놀라운 효과가 검증되면서 미국전역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의 존 카비 진 박사가 개발한 ‘마음 챙김 명상’은 명상을 실생활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기존의 동양적인 명상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복식호흡을 이용한 호흡명상, 걷기명상, 자신의 몸의 감각을 활용한 바디스캐닝, 외부의 사물을 이용한 건포도 세 알 명상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대기업이나 여러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명상이 처음에는 적용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고유명상인 뇌파진동 명상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명상이 주로 정적인 명상이라면 뇌파진동 명상은 동적인 명상과 정적인 명상을 합친 형태라 효과가 높다. 뇌파진동 명상은 우리 선조들이 했던 심신수련을 현대화한 뇌교육의 대표적인 명상법이다. 아이에게 도리도리 짝짝꿍을 할 때 고개를 좌우로 돌리듯이 고개를 돌리면서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마음과 생각을 비우는 방법이다.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아주 좋은 명상법이다. 뇌파진동명상법은 서울대와 한국뇌과학연구원의 공동연구에 의해 명상이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있으며 전전두엽을 활성화하고 인지적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는 몸의 20~25% 산소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호흡은 뇌가소성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가슴호흡은 산소를 20%밖에 활용하지 못한다. 복식호흡을 할 때 산소의 70%이상을 활용할 수 있다. 숨을 잘 쉬려면 긴장을 풀고 몸에 집중해야 한다. 숨은 연수에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살면 호흡이 안정되지 못한다.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다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진다. 호흡하기 전에 장을 만져보고 딱딱하게 뭉쳐있는 부위가 만져진다면 손으로 그 부위를 풀어준 다음 호흡을 하면 더 잘 된다.
눈을 감으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눈을 감고 조용히 호흡에 집중하고 호흡을 느껴보자. 긴장을 푼다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게 호흡에 집중하다보면 저절로 뇌와 몸이 알아서 반응할 것이다. 브레인 짐(Brain Gym)을 만든 폴 데니슨의 뇌체조나 존 카바 진의 마음챙김 명상법도 복식호흡을 강조한다. 복식호흡으로 뇌가소성을 키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