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총 기념비와 한서협회 이야기 경주 서봉총에 가면 스웨덴 국왕(칼 구스타프16세)이 1994년 11월 이곳을 방문, 기념식수 한 느티나무 앞에 검은 식수비가 세워져있다. 그 비에는 다음 내용으로 「한서협회」가 세웠다고 적혀있다.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16세 께서 1994년 11월 17일 서봉총을 방문 하시고, 이를 기념하여 심으신 것입니다.-한서협회” 또한, 서봉총 무덤 앞에도 선왕(구스타프6세 아돌프, 당시 왕세자)이 1926년 10월 10일 서봉총 금관을 발굴했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비가 1971년 역시 「한서협회」명의로 세워져있다. 위의 두 기념비를 세운 한서협회가 무슨 단체인가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1963년 1월, 향토사학자인 최남주씨를 중심으로 30여명의 발기인으로 창립, 출범하였고, 2003년 2. 「한국-스웨덴 협회」로 이름이 바뀌어 현재 민간 친선문화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스웨덴과 관련 소식 교류와 그곳의 문화, 학술 관련 인사들이 오면 지원, 협조하는 등 문화증진에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스웨덴 내에서도 6.25때 서전병원 의료진, 판문점 중립국 감시단원 출신과 그 가족중심으로 한국-스웨덴 관련 단체가 구성되어 있다. 그들 간의 친목유지는 물론, 소식지 발행과 홈페이지를 통하여 한국 소식을 전하며, 한국과 스웨덴 간의 우의를 증진시키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한국전쟁과 서전병원활동에 관한 다큐 제작 상영 스웨덴은 작년에 6.25전쟁 60주년과 수교60주년을 기리기 위해 한국동란 때 부산에 주둔한 서전병원의 의료 활동에 대해 다큐를 만들어, 본국 시사회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 상영하였고, 올 가을 스웨덴 국영방송에서도 방영될 것이라고 한다. 그 제목이 “한국전쟁과 스웨덴 사람들”, “우리 잊지 맙시다”등이다. 이 다큐는 스웨덴내의 한-스웨덴 협회장(라로스 리스크)이 주관하는 다큐제작팀이 5년간의 제작기간을 통해 만든 것이다. 고령자로 남아있는 당시의 종사자나 그 가족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부산에서 서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한국 환자를 만나 그 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료를 모으는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3년전 (2017. 9월)에는 당시 의료진들이 병원 및 부산의 모습과 의료 활동을 찍어 갖고 있던 사진을 모아, 부산 동아 대 「석당 미술관」에서 사진전을 개최하였고, 또한 병원 의료진, 가족 등 10여명을 초청하여 치료, 병상생활을 인터뷰하면서 옛정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스웨덴 왕실과 석당(최남주)선생 가문의 인연 최남주(崔南柱)선생은 스웬덴 국왕(구스타프 6세 아돌프, 당시 왕세자)이 1926년 경주에와서 서봉총금관을 발굴할 때, 조선인으로 유일하게 현장에 참여하여, 그의 발굴 작업을 도왔던 사람이다. 그 후에도 왕실과 교류하며 불교유적 탁본이나 미술품 사본 등 관련 자료를 보내면서 신라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고, 한·서간의 유대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경주 태생인 석당(1905~1980)선생은 일찍이 경주 고적보존회에 가입하여 신라문화유산 찾기와 보존에 열정적이었고, 경주 박물관 창설에 참여한 한국고고학계의 선구자이며,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문화재 지킴이로서 큰 역할을 했다. 이런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1970년)을 받았고, 또한 스웨덴 왕실 바사 훈장(1971년)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한서협회를 조직하여 한국과 스웨덴의 상호 문화·증진과 친선유지에 노력해왔었다. 그의 아들 최정필(崔禎苾·75세)세종대 명예교수는 박물관 분야 전문가로서 1994년 11월, 스웨덴 국왕(칼 구스타프 16세)이 그의 할아버지가 금관을 발굴한 서봉총에 왔을 때, 그를 안내, 설명해드린 바 있다. 그리고 아버지 뒤를 이어 신라문화유산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으며, 한국-스웨덴 문화교류에도 관여하고 있다. 2010년 스웨덴의 북극성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같이 아버지(최남주선생)는 스웨덴선왕의 서봉총 금관 발굴 작업을 도와 드렸고, 아들은 그의 손자인 현 국왕의 서봉총현장 설명을 하는 등, 두 부자가 스웨덴 두 국왕을 각각 지근에서 모셨다. 서봉총으로 기인된 왕실과의 특별한 인연이며, 또한 석당 선생가문의 영광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지난 9월 23일은 서전병원의 의료진이 부산항에 입항한지 70년이 되는 날이었다. 6.25전쟁 발발 1개월 후인 7월 말에, 스웨덴 정부가 한국전쟁에 파견할 의료진을 선발한다는 공지문에 의거 신청을 받아, 선발된 인원이 174명이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70여 년 전 페허가 된 우리 나라를 위해 도움을 준 스웨덴 정부와 왕실, 그리고 그 나라 국민, 당시의 의료진에 대해 그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영원히 잊지 맙시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