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오랑과 세오녀 테마공원 이야기 포항 동해면 임곡리 해변가에 영일안 바다를 바라보며 연오랑과 세오녀 테마공원이 길게 자리잡고 있다. 포항의 대표 설화인 연오랑과 세오녀를 주제로 하여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시작되는 지역이다. 포항시 시승격 70년이 된 작년에 ‘귀비고’가 완공됨으로써 소위 신라문화탐방 바닷길인 이 공원이 조성된 것이다.
전면에 영일만 바다와 포항 제철소 전경이 전개되고, 호미곶까지 아름다운 해안섬이 연결되어 있다. 이 공원의 이름인 「연오랑과 세오녀」에 대해서는 상고시대 해와달의 이야기와 관련해 삼국유사(기이편)에 다음과 같이 전해온다△동해 바닷가 연오랑과 세오녀 일본에 떠내려가 왕(왕비)이 되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AD158)때 동해 해변가에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살고있었다. 어느때 연오랑이 바닷가에 나가서 해조류를 뜯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있던 바위가 쩍 갈라지면서 동해 바다로 둥둥 떠나갔다.
뜻밖의 일이라 놀란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으나 주변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부인인 세오녀가 걱정할까봐 마음이 안절부절했다. 망망대해로 떠내려간 연오랑은 며칠 후 일본해안에 도착했고, 그 곳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육지에 올랐다. 그 나라 사람들은 연오랑을 보고 오랫동안 먼 바다를 살아서 온 비상한 재주를 가진 사람으로 생각해 그를 왕으로 삼았다. 한편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부인(세오녀)는 남편이 돌아오지 아니하자 이상히 여겨 해안가를 다니면서 여기저기 찾았지만 끝내 남편은 없었다. 동해바다만을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 신세가 된다. 얼마후 그가 신든 신발을 바위위에서 찾아내어 두리번 그리는데 이젠 그 바위 또한 흔들거리면서 그녀를 싣고 연오랑이 있는 일본나라로 갔다. 이 곳 해안가 사람들이 세오녀를 보고 놀라 왕에게 아뢰니, 오랜만에 부부가 서로 반갑게 상봉하게 되었고 역시 세오녀는 왕의 귀비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연오랑과 세오녀가 없어지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다 한편 이런일들이 벌어진 사이에 신라에서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 어느날 이 후 이상하게도 해와 달이 빛을 잃어버리고 온 세상이 암흑으로 변한 것이다. 왕이 일관을 불러 왜 이런가 하고 물었다. “해와 달의 정기가 갑자기 일본땅으로 가버린 탓으로 이런 괴변이 일어났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은 왕은 급히 사신을 보내 연오랑과 세오녀를 찾아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연오랑이 말하기를 “우리가 여기 오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인데 어찌 내 마음대로 돌아갈 수 있겠소? 그러나 왕비가 짠 고운 명주비단을 가지고 신라로 돌아가서 하늘에 제사지내면 어려운 일이 해결될 것이오”말하고 비단을 사자에게 주었다.△왕비(세오녀)의 비단을 가져오자 해와 달빛이 다시 소생 사자가 돌아와서 신라왕에게 아뢰고 시키는 대로 제사를 올렸더니 그제서야 해와 달이 전과같이 빛을 찾게 되었다. 왕은 비단의 아름다움과 신기함에 놀라 왕실의 특별창소에 간직하고 보물로 삼았고 창고의 이름을 귀비고(貴妃庫)라 하였다. 그리고 왕이 해와 달의 정기를 되찾기 위해 바닷가에 나가 제사를 지낸곳을 영일(迎日)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했다. 또한 비단을 놓고 제사를 지내던 연못 일월지(日月地)은 직경 250여m, 면적 16.500㎡쯤되는 둥근 연못으로 해병대 지역에 있다. 이 전설은 상고시대 신라·백제 문화의 일본 흐름을 말해주는 표본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연오랑과 세오녀 테마 공원 둘러보기 테마공원 내 바닷가 옆에 둥글게 지어놓은 건물이 귀비고(貴妃庫)이다. 공원 내 가장 커고 우아한 건물이다. 설화속에 신라의 해와 달빛을 소생케한 비단을 보관한 신라궁중 창고 모양이다. 이 건물앞에 쌍거북돌이 포개져 있는데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타고간 바위를 추정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바위를 돌면서 기도를 하면 바라는 것을 얻는다는 속설이 있다. 이 귀비고는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전시실, 일월 영상관, 양외 테라스 등이 있고 실내 천장 수족관에 생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귀비고에서 나오면 부부가 살았다는 초가집이 있고 길 옆 마을 벽에는 두 부부의 설화 내용이 적혀있다. 멀리 포항제철소 전경 동해안의 시원한 바다, 떠다니는 배, 해안풍경 등으로 가슴이 확 트이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잇다. 포항을 빛낸 제1호 인물인 연오랑과 세오녀를 상징하는 이 해양공원이 여름철 바닷가의 시원한 힐링코스로 매우 안성맞춤일 것이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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