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哀公問社於宰我 宰我對曰 夏后氏以松 殷人以柏 周人以栗 曰使民戰栗 애공이 문사어재아한데 재아대왈 하후씨이송이오, 은인이백이오, 주인이율이니 사민전률이니이다.子聞之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자문지왈 성사는 불설하며 수사는 불간하며 기왕불구로다.
<주석>社 :社의 主를 가리킨다. 社는 토지의 신이다. 고대에 토지의 신을 제사함에 거기 서 있는 하나의 나무로 위패를 만들었기에 이 위패를 사주라고 하였다. 신령이 의거하는 것이라 여겼다. 宰我 :이름은 予, 공자의 제자이다. 夏后氏以松 三句 :하후씨는 安邑에 도읍하였는데 그 들에 소나무가 잘 자랐고, 은나라는 毫에 도읍하였는데 그 들에는 잣나무가 잘 자라고 주나라는 鎬에 도읍하였는데 그 들에는 밤나무가 잘 자랐다. 각각 그 땅에 알맞게 자라는 나무로 사주를 제작하였다. 戰慄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재아가 각각 그 땅에 알맞은 나무로 사주를 만든다는 것에 의거하지 않고 애공에게 사주 만드는 뜻을 번복하여 답하였다. 망령되게 스스로 해석하여 周代에서 밤나무를 쓰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두렵게 하는 것이라 하였던 것이다. 遂事 : 이미 이루어져 능히 막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遂는 行이다. <번역> 애공이 재아에게 사주에 쓰는 나무에 대하여 물었다. 재아가 답하기를 하나라에서는 소나무를 썼고 은나라에서는 잣나무를 썼으며 주나라에서는 밤나무를 썼습니다. 주나라에서 밤나무를 쓴 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두려워하게(戰慄)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공자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미 이루어진 일에 대하여 다시 말하지 않고 이미 되어진 일에 대하여 간하지 않으며 이미 지난 일을 탓하지 않는다. <묵상> 여기서 말하는 社主에 대하여 두 가지 설이 있다. 위의 주석처럼 그 社의 위패를 말하기도 하나 또 나무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위의 본문을 보면 오히려 나무로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건 무엇이든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재아의 답변이요 또 공자의 꾸짖음이다. 재아는 말을 썩 잘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의 답변은 말을 잘하는 게 아니고 아주 못되게 하는 것이다. 곧 임금에게 백성을 두렵게 부리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유약한 임금에게 드리는 충언이라고도 하겠으나 당시 권신들에게 쌓여 있는 임금으로 하여금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백성을 두렵게 할 게 아니고 권신을 두렵게 하여야 할 것인데 그에겐 그럴 힘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결국 임금을 욕되게 하는 말인 것이다. 더구나 공자가 노한 것은 공자는 주나라를 아주 이상적인 나라로 여기는데 이 주나라에서 백성을 전율케 하기 위하여 밤나무를 썼다는 재아의 말이 공자에겐 너무도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직설적인 꾸짖음을 아니하시고 빙 둘러 지나간 일을 말해 무엇 하느냐? 하며 마무리 지었는데 이는 자칫 말의 장난에 휩쓸려 시끄럽게 될까 함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에서 공자의 깊은 한숨과 재아에 대한 원망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밤나무를 써서 백성을 전율케 하였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이는 중국의 발음에서 오는 문제인 것이다. 곧 밤나무와 두렵게 한다는 말의 음이 같은 것이다. 그래서 밤나무가 두렵게 한다는 뜻과 연관되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