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구봉민족을 반역한 붉은 이리떼의 남침으로바람 앞의 등불이 된 조국을 구하려 펜 대신 총 들고 초연탄우 속을 치닫던 경공 학우들자유와 평화와 통일 위해 순결한 피를 뿌리며화랑의 기개로 목숨 불태운그 젊은 그 열정, 오 고귀한 충혼이여나라와 겨레는 건져 놓고그대들은 어느 기슭에 한줌 흙으로 돌아가고혹은 무덤 하나 없이 아직도 구천을 헤매는 무명영령들하늘은 푸르러 저렇듯 무한한데역사의 가시밭길 구비구비를 헤쳐온지 어느덧 서른네 해아, 살아 남은 자가 오히려 할 말이 없구나여기 불사조로 온 그대들의무기보다 강한 양심 죽음보다 강한 사랑으로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잇게 하는 가교를 우리 서로 얼싸안게 하라그리고 거룩한 그대들의 뜻과 이름길이 여기 빛나리자유 평화 정의와 함께길이 여기 살으리
-경주공고 6.25 참전 전몰학우 위령탑 비문
1950년 7월 15일. 당시 경주공업중학교 학도병 18명은 경주중, 문화중학교 학도병들과 함께 전쟁터로 나가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펜 대신 총을 들었다.
애석하게도 이들 중 4명을 제외한 14명의 경주공업중 학도병들은 장렬히 산화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983년, 경주공업중·고등학교 동창회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변변한 위령탑 하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고, 동문들의 넋을 달래며 그 뜻을 기리기 위해 각 지역 동문들의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참전 학도병 동문 기수가 주축이 돼 조국을 위해 몸 바친 학도병들을 기억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동문들이 모금에 참여한 결과 이듬해인 1984년 11월 제막식을 갖게 됐다.
한편, 경주공고에서는 매년 6월 25일이면 동문과 유족들, 학생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제를 지내고 있으며, 경주공고 총동창회는 학교 측과 함께 동문 학도병들의 뜻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