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엔 지역 버스 사진들로 가득하고, 개인SNS에는 폐차된 버스사진과 버스 번호판 등의 게시물이 가득하다.
몇 번의 버스가 목적지까지 합리적으로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노선의 정보는 머릿속에 입력돼 있다. 19세 고등학교 3학년인 박율상 군의 이야기다.
율상 군의 버스에 대한 애정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됐다. “아버지의 친구 분께서 버스를 운전 하셨어요. 그래서 또래 친구보다는 버스를 자주 타고, 봤었던 것 같아요. 버스를 타면 신나기도 했고, 버스가 참 멋있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율상 군의 휴대전화에는 버스사진으로 가득했다. 버스사진을 저장하는 취미를 가진 것은 2016년부터 시작했다. 지역 버스의 종류별, 색상별, 폐차되기를 앞두고 있는 버스들의 사진까지 다양하게 저장돼 있다.
“버스라는 하나의 개체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으로 기록해 개인 SNS에 올리다 보니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도 만나게 됐고 타 지역의 버스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버스 사진을 찍고 모으면서 과거 지역버스의 정보도 공부하게 됐고 지역버스의 색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버스의 수명은 어느정도인지 폐차는 어느 시점에 될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됐어요”
율상 군의 휴대전화에는 과거 지역의 버스 색이었던 주황색에서부터 현재의 녹색 버스까지 저장돼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진 중 유독 애착이 가는 버스사진은 폐차돼버린 207번의 버스 사진.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폐차된 207번 버스의 사진입니다. 시내버스인데도 불구하고 고속버스처럼 문이 하나밖에 없었던 버스라서 기억에 남아요. 지금의 207번 버스는 일반 버스처럼 문이 2개인 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버스를 너무 좋아해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모든 버스를 다 타본 상율 군. 버스 노선 대부분을 알고, 목적지 몇 번 버스를 타야 합리적인지 주변인들에게 가이드 해 줄 정도로 지역버스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모든 버스를 다 타봤습니다. 각 버스의 노선은 대부분 기억하지만, 아직 전부를 기억하는 정도는 안됩니다. 70~80% 정도를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상에서 경주에 대해 물어보거나, 개인적으로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가이드 해 줄 정도는 됩니다”
“예를들어 불국사가 목적지라면 10번, 11번, 700번이 운행이 되고 있는데 10번과 700번이 보문을 경유하는 버스입니다. 11번은 통일전을 경유하는 노선이구요. 관광객들의 이동경로에 맞춰 몇 번 버스가 가장 시간을 절약하고 합리적인 관광을 할 수 있는지 버스노선에 맞춰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버스를 좋아해 지역버스의 자료를 기록하고 있는 율상 군.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역버스의 자료 수집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의 버스 사진은 어려워도, 앞으로의 자료는 계속해서 수집할 것 같습니다. 버스야 말로 가장 보편적인 대중교통이니, 버스의 역사를 남기는 것을 쉽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한 계속해서 기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