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5월 ‘5cm의 기적’으로 세간에 화제를 모았던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이 600년 전 지진으로 넘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연구용역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에서 마애불상이 1430년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분석했다.경주시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12월말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 정비 방안 연구 및 실시설계 용역을 의뢰해 실시 중이다. 이에 따르면 연구원은 석영 입자가 햇빛에 노출돼 방사성 원소가 방출되고 퇴적 후 다시 방사성 물질을 받아들여 신호를 형성하는 것을 분석해 연대를 측정했다.마애불 축조 시기는 인근에서 발견한 토기 연도를 측정한 결과 8세기 후반으로 추정했다. 또 마애불이 넘어진 상태에서 하단부보다 산 위쪽에 원래 위치했고, 바라보는 쪽은 북쪽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계 회전 방향으로 282도 방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마애불을 이루는 화강암은 지하에서 마그마가 유동할 때 흐름 방향과 속도에 의해 다양한 배열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이용해 원래 위치와 방향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원래 마애불상의 위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넘어져 있는 현 위치에서 5m 정도 산 위쪽으로 보인다”며 “최종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결과는 문화재위원 자문 등에 따라 당초 12월 말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열암곡 마애불상은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 일대를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머리에서 발끝까지 460㎝, 발아래 연화 대좌가 100㎝이며 전체 높이가 560㎝에 이르며, 총 무게는 70∼80t으로 추정된다. -불상 세우기까지는 오랜 시일 걸릴 듯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을 세우는 방안은 지난 2016년 11월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입불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했었다. 당시 용역을 수행한 곳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었다. 연구원은 당시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 지형에는 유수가 집중되고 상대적으로 붕괴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물리탐사 및 시추조사 결과 단층점토로 보이는 점토층이 일부 확인됐지만 입불을 위해 설치되는 구조물의 안정성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비탈면 안정성 검토 결과 역시 기준 안전율을 상회해 안정한 것으로 검토됐지만, 지속적인 계측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따라 입불작업을 위한 방법으로 민간헬기와 모노레일 활용, 호이스트 크레인 설치 등을 통해 불상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요예산은 약 43억여 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재위원들은 불상이 있는 곳의 지반이 연약해 작업 시 파손위험이 예상되므로 모의실험 뒤 입불작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불상 주변의 지반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중량 80t의 암석을 설치하고 장비를 이용해 세우는 모의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실험만 하는데 드는 예산은 2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이처럼 모의실험에만 막대한 예산이 들자 입불방안을 마련하고도 시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화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마애불상은 문화재청이 2011년 12월 현 상태로 보존을 원칙으로 결정하고 하부에 관람용 공간을 조성키로 했다가 2012년 12월 손상이 우려되면서 불상 거동방안이 검토됐다. 이어 2013년 7월 다시 현 상태로 보존키로 했다가 2015년 경주시로 사업을 이관해 입불방안을 용역을 진행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발견된 지는 11년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