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생활체육 축구. 경주에는 다양한 축구 모임들이 있고 전국에서, 혹은 경북대회에서 손꼽히는 강팀들 또한 있다.
건천FC(회장 최병섭)는 건천지역 축구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창단됐지만 타 모임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역사와 전통.
45년 전인 1973년 손중규(79) 초대회장을 비롯한 건천지역 동호인들이 모여 건천FC를 창단했다. 이들은 창단 후 ‘3.1절 기념 축구대회’를 개최했고 AI로 취소된 작년을 제외하고 지난 3월 대회까지 44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손중규 초대회장은 “축구에 열정이 대단한 건천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조기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뭔가 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34살 때 회장을 맡고 처음으로 3.1절 기념 축구대회를 열었죠. 그 시절에는 대회라고 해봐야 건천초등학교 흙바닥에서 운동하며 어묵탕 끓이고 전을 부쳐 먹고 그랬었죠”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특히 손 회장은 “그 때는 3월 초에 눈과 진눈깨비가 많이 왔지만 한 해도 쉬지 않고 대회를 이어 왔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러운 거죠. 앞으로도 이런 전통과 역사를 젊은 친구들이 이어가 주길 바라고 있어요”라며 40여 년 이상 내려온 대회의 전통을 강조했다.
건천FC는 오랜 기간 활동한 모임인 만큼 많은 회장들이 활동을 했다. 그들 중 무려 13년을 회장 활동을 한 사람이 있다. 신경주농협 김병철 조합장.
김 조합장은 “그 때는 할 사람이 없었다. 13년간 활동을 했는데 대략 80년 중후반부터 90년 후반까지 활동했었다”면서 건천FC 활동하던 시절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시절 건천FC는 영남 교류전을 활발히 펼쳤다. 부산 조기회, 대구 반야월 조기회 등 서로 초청도 했고 초청받기도 했다. 멀리는 합천까지 갔던 적도 있다”면서 “경주지역에서도 안강, 감포 등과 연례적으로 교류전을 했었지만 그 전통이 사라졌다”고 약간의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 회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FC 발전과 단합을 이뤄주길 당부했다.
건천FC는 현재 5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정도 무산중·고 운동장에서 타 지역 팀과 경기를 가지고 있다.
회원들은 “건천FC의 가장 큰 장점은 실력을 떠나 운동을 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10대~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활동하고 있고 회원 간 칭찬과 격려 문화가 정착돼 마찰이 없습니다”
“지역 선후배들이 건천FC의 주축이라 편하게 운동할 수 있죠”라며 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병섭 회장은 “45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켜온 건천FC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회장으로서의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서 내년 3.1절 기념 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회원 확충, 회원들 실력향상 및 체력증진, 회원 간 단합 등에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면서 “건천FC의 모체는 건천 지역 출신들이지만 현재는 건천 외 지역사람들도 많습니다. 실력과 나이를 떠나 즐겁고 편하게 축구를 즐기고 싶으면 건천FC를 찾아주세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