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다리·꽃 창포·고추나물 등 다양한 활엽수림으로 전환 필요 노천박물관으로 불리우며 지난달 29일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경주 남산이 희귀식물의 보고인 것으로 밝혀졌다. 포항 기청산 식물원 강기호 실장은 지난 1일 경주생명의 숲이 주최한 남산 생태계조사 학술세미나에서 "지난 4월에서 9월사이 경주남산의 능선과 계곡 등지에 분포된 식물을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동해안 내륙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나도 밤나무, 합다리나무, 차나무 등 난대성 특이수종이 발견됐다"며 "남산이 이들의 동해안 북방한계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실장은 "멸종위기 식물인 낙지다리와 꽃 창포, 매자기, 개발나물, 고추나물 등 다양한 식물군락들이 출현했다"고 밝혀 남산이 희귀식물의 보고임을 입증했다. 이어 강실장은 남산지역 조사결과 98과 2백69속 3백85종 1아종 62변종 7품종 등 총 4백55종류가 발견돼 지난 89년 보고된 74과 1백82속 2백81종류에 비해 무려 60%인 1백74종이 늘어났다며 이는 89년 조사시 식생조사를 위주로 하고 식물상 조사를 부수적으로 조사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강실장은 "희귀 및 멸종위기의 식물인 낙지다리, 꽃 창포, 시호, 회양목, 산해박 등은 남산의 습지에서 많이 발견됐다"며 "이들 희귀식물들이 등산로 주변에 있거나 묘지주변에 위치해 인위적인 파괴가 우려되며 칠불암 등산로의 해발 1백50m∼2백50m지점에는 수고가 20m이상의 소나무와 곰솔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이를 잘 보존한다면 훌륭한 숲이 될것이다"고 말했다. 또 강실장은 "이번조사에서 확인된 한국 특산식물은 신갈졸참나무, 해변싸리, 고양싸리, 오동나무, 병꽃나무, 청괴불나무, 지리대사초 등 7종류에 불과하다"며 "이는 남산이 지역적으로 특이성을 갖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토양상태가 부족하고 해발고도가 낮아 생육환경의 다양성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실장은 "남산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민족의 영산으로서 식물자원의 관리도 이런 측면과 어울리도록 해야한다"며 "아까시나무와 리기다소나무와 같은 외래식물은 점차 도태시켜야 하며, 소나무 단순림에서 다양한 활엽수림으로 전환이 필요하고 관상가치가 뛰어난 산철쭉, 진달래, 철쭉 등 관목과 조경소재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주나무, 대팻집나무, 팥배나무 등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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