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술과 떡 잔치가 막을 내렸다.
이번이 네 번째인 술과 떡잔치는 지난해 문제가 되었던 잡상인의 난립이 통제되었고 장소 또한 엑스포공원의 비교적 넓은 공간과 기반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열려 다소 정돈된 잔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획력 부재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지난해나 올해나 별로 특이하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전반적인 운영이 매끄럽지 못해 행사의 효율을 많이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전국 유명 떡을 유치해 그야말로 한국의 술과 떡잔치가 되어야 마땅하나 시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특색 없는 떡을 한 방앗간에서 일률적으로 제작, 공급하고 이를 각 동 부녀회마다 설치한 부스에서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형태의 기획은 관광객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거기다가 떡값은 시중가보다 훨씬 비싸고 참여마당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벛꽃철을 맞아 찾아온 많은 관광객들에게 경주의 이미지를 되레 흐리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교통문제도 심각했다. 공휴일의 경우 행사장 진입에 두, 세시간씩 걸렸으며 도착해서도 주차하는데 30분씩 소요되는 등 교통혼잡이 심각했지만 교통지도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최한 축제가 경주의 이미지를 흐리고 관광객들로 하여금 비난과 실망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몇십만이 왔다는 숫자놀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다녀간 사람들 중 다수가 실망한다면 오히려 관광객수가 손실에 비례한다.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 마냥 겉모양은 훌륭하지만 속은 변변치 않다면 관광객들의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 될 것이고 더 이상 축제의 개최의미도 없다.
주관자의 입장이 아니라 관광객의 입장에서 축제가 기획되고 그래서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기쁨을 주고, 오래 기억하고 싶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그런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